여행 후기
베스트
오감으로 느낀 동유럽, 보고 듣고 맛보다
이*학 님
2025.04.05
조회 5388
동유럽 3국 + 크/슬 12일 # IN/OUT 다른 최적의도언 #특급호텔1박 #프라하맛집체험 을 20250322-20250402 기간동안 다녀오고 난 후의 후기를 적어보았다.
�� 1일차 – 인천 → 프랑크푸르트 → 아우구스부르크 이동
새벽 일찍 인천공항에서 만나, 장장 13시간 30분의 비행 끝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가이드님께서 수속을 빠르게 도와주셔서, 공항에서 버스 출발까지 1시간도 안 걸리는 엄청 빠른 진행이었다.
이후 버스를 타고 약 4시간을 달려 아우구스부르크에 도착했고, 호텔 체크인 후 바로 저녁 식사를 했다.
가이드님이 다음날 일정을 설명해주시고, 독일의 첫 인상을 풍경과 함께 전해주셨다.
비록 본격적인 관광은 없었지만, 도착하면서 본 독일의 첫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멀리까지 펼쳐진 산들과 맑은 하늘이 어우러져, 피로도 순간 잊게 만들었다.
�� 2일차 – 잘츠부르크의감성, 할슈타트의여운
이날은 잘츠부르크 일정을 시작으로 알찬 하루가 펼쳐졌다.
먼저 호엔잘츠부르크성, 대성당, 모차르트 생가, 간판거리, 미라벨 궁전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현지 가이드님의 설명이 차분하고도 흥미로워, 많은 정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설명을 듣는 내내 집중도가 높아졌다.
간판거리는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상점마다 개성이 있는 간판들이 걸려 있었지만, 과한 정보 없이 눈이 편안해 한참을 바라보며 조용히 걷는 것만으로도 인상 깊은 경험이었다.
미라벨 궁전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고, 이곳에서는 자유시간도 주어져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이후 잘츠캄머구트로 이동하여 볼프강 전망대에서 포토타임을 가진 후, 맥주 맛집에서 점심을 즐기고, 볼프강 호수 유람선을 탔다. 그 과정에서 바위에 새겨진 코끼리와 독수리 모양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독수리가 왜 독수리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그조차도 하나의 추억으로 남았다.
유람선을 타며 여유로운 풍경을 감상한 뒤에는 할슈타트로 이동해 전망대와 소금광산을 관람했다.
할슈타트는 정말 아름다웠다.
비가 살짝 내리기는 했지만, 이동이나 활동에는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였고, 가이드님이 포토존을 여러 군데 안내해줘 인생샷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자유시간에는 주변을 산책하며 한적한 분위기를 즐겼고, 근처 카페에서 가이드님께서 커피를 사주었는데, 추천받은 에스프레소 마키아또는 참 맛있었다.
또한, 이곳에서 선물용 소금을 구입했는데, 한 분이 40개를 구매하면서 즉석에서 ‘짤츠킴’이라는 별명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 여행 내내 이 별명이 회자되며,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 별점 평가
관광지구성: 5점
자유시간비율: 5점
날씨운: 4점
(비가살짝내렸지만활동에는지장없을정도로양호)
�� 3일차 – 블레드의 감동과 피란의 여운
아침에는 블레드성에 도착했다.
성을 오르다 보면 와인셀러가 하나 보이는데, 이곳에서는 와인을 직접 고르고 블렌딩해서 병에 담고, 코르크까지 밀봉한 뒤 인증서까지 받을 수 있는 체험이 가능하다.
직접 체험을 하진 않았지만, 가이드님의 설명이 곁들여지니 흥미롭게 느껴졌다.
블레드성 위에 올라서 블레드 호수를 내려다보는 순간, 입이 절로 벌어졌다.
너무 아름다워서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무르며 사진도 많이 찍었고, 계속 그곳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후 플레트나(통통배)를 타고 블레드 섬으로 이동했다.
이 배는 엔진 없이 직접 노를 저어주는 방식이라 더 운치가 있었다.
섬에 도착해서 99계단을 올라가고 나서 먹은 젤라또는, 지금도 다시 먹고 싶을 만큼 정말 맛있었다.
다음 일정은 이스트라 반도 초입에 위치한 피란 언덕이었다.
이곳에서는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3국이 만나는 장면을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땅끝마을처럼 느껴지는 곳이었다.
언덕 위에서 사진을 찍은 후 자유시간이 주어져 아래쪽으로 내려가 봤다.
과일 장수가 있었고, 빵집과 카페도 보였다.
그곳에서 포도를 사먹었는데 역시 유럽답게 맛이 아주 좋았다.
빵집에서는 피스타치오 크로와상을 사 먹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어서 놀랄 정도였다.
카페는 이용하지 못했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에는 피란에 커피를 마시러 다시 오자는 핑계를 만들 수 있어 즐거웠다.
⭐ 별점 평가
관광지 구성: 5점
자유시간 비율: 5점
날씨 운: 5점
(파란 하늘, 선선한 바람, 햇빛까지 모두 완벽했던 날씨)
�� 4일차 – 플리트비체의 감탄, 자다르의 울림
플리트비체에 도착했을 때, 가볍게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와서 아쉬울 줄 알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주변 풍경이 더 운치 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자연광경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우리나라 설악산을 처음 보았을 때보다 더 놀랐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였다.
특히 관광객이 많지 않아서 특별히 배를 타고 이동할 수 있었고,
플리트비체를 돌아본 뒤에는 특제 마늘소스 송어구이를 먹으러 갔다.
송어 자체도 맛있었지만, 특히 올리브오일에 담긴 마늘소스가 인상 깊었다.
한국적인 듯하면서도 이국적인 그 맛은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그 소스 하나 때문에라도 다시 그곳에 가고 싶을 정도였다.
이후 도착한 자다르에서는 정말 특별한 경험을 했다.
바닷가에는 파도를 이용해 연주되는 악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처음에는 모두 음악을 틀어놓은 줄 알았지만, 실제로는 바다의 파도가 만들어내는 소리였다.
그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정말 깜짝 놀랐고, 그런 아이디어를 실현시킨 사람들의 창의력에도 감탄했다.
현지 가이드님이 한국어로 인사를 해주시고, 밝은 미소로 설명을 이어가 주셔서 기분이 한층 더 좋아졌다.
날씨까지 화창하고 선선해서 자다르의 모든 순간이 더 깊게 남게 되었다.
여러 도시가 좋았지만, 자다르는 특히나 잊기 어려운 도시로 마음에 남게 되었다.
자다르 일정을 마치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로 넘어가기 위해 국경을 통과했으며, 이때부터는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날씨가 걱정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 별점 평가
관광지 구성: 5점
(너무나도 아름다운 풍경들과, 독특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 하루)
자유시간 비율: 5점
(자다르에서의 자유시간이 충분히 주어져, 음악 감상과 산책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날씨 운: 4점
(오전: 관광에는 지장 없는 보슬비 / 오후: 화창하고 선선! / 저녁: 점점 내리기 시작한 비로 살짝 걱정이 들기 시작)
�� 5일차 – 강풍 속에서도, 두브로브닉의 시간은 흘러갔다
아침,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네움에서 출발하여 국경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각자 개별적으로 출입국 수속을 진행했고, 직접 여권에 도장을 받는 방식이었다.
보통 유럽연합 국가들에서는 여권을 보여줄 일도 거의 없지만, 보스니아는 그와 달랐다. 도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괜히 뿌듯했고, 나라 하나에 내 자취가 남는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또한 우리 팀만 있었기 때문에 국경 통과 시간도 짧아, 한국인의 '빨리빨리' DNA를 충족시켜주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바로 ‘천국의 도시’라 불리는 두브로브닉. 전망대로 오르는 길에서는 강풍과 폭우를 만났고, 기대가 컸던 만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예약 없이는 가기 힘든 뷰 좋은 카페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마키아또 한 잔은, 잠시나마 행운 같은 시간이 되어주었다.
사실 너무 추웠다.
바람이 워낙 강하게 불었고, 비도 계속 내렸다.
두브로브닉은 특히 기대했던 장소였기에 아쉬움도 더 컸다.
하지만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며 두브로브닉의 역사적 배경을 접하니, 그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하나씩 펼쳐지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비와 바람 속에서도 눈을 떼지 않고 도시를 바라보게 되었다.
본격적인 두브로브닉 투어는 다음과 같은 코스로 진행되었다:
유대인 분수, 필레 게이트, 오노플리안 분수, 구원성당, 프란시스코 성당, 스트라둔 거리, 성 블라호 성당, 스폰자 궁전, 시계탑, 기사 롤랑, 성모 성당, 렉터 궁전, 정교회당, 폭격 맞은 아티스트 전시 공간, 그리고 점심시간과 자유시간.
이날은 정말 많은 포인트들을 돌아다녔다.
비가 많이 내렸던 오전에는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지나쳐야 했던 부분들도 있었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순간, 최원석 인솔자님의 한마디가 마음을 다잡게 해주었다.
“지금 내가 여행하고 있는 관광지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힘이 났다.
나에게는 처음 보는 풍경이고, 지금의 모습이 내게는 가장 진짜인 순간이라는 사실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
그래서 더욱 집중해서 보고, 하나라도 더 기억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강풍과 악천후로 인해 성벽 위에서 배를 타고 둘러보는 일정은 취소되었다.
전망대에서 본 두브로브닉의 풍경이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았다.
모든 일정을 마친 후에는 다시 보스니아로 돌아왔고, 출입국 도장을 하나 더 받을 수 있었다.
두 장의 도장이 나란히 찍힌 여권을 보며, 짧지 않았던 하루의 여정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 별점 평가
관광지 구성: 5점
(두브로브닉은 하루로도 모자랄 만큼 풍부하고 깊이 있는 도시였다)
자유시간 비율: 5점
(악천후로 인해 성벽투어 일정이 자유시간으로 대체되었고, 오히려 자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날씨 운: 1점
(오전부터 이어진 강풍과 폭우로 인해 전체 일정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오후에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여 1점 부여)
�� 6일차 – 스플리트, 트로기르, 그리고 요정의 마을 라스토케
아침, 보스니아 네움에서 출발해 국경을 넘은 뒤 크로아티아 스플리트로 향했다.
스플리트에서는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았고, 다소 구름이 있었지만 비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빨리 둘러보자!"는 생각과 함께 본격적인 도보 투어가 시작됐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1700년 전 만들어졌다는 타일 문양이었다.
지금 보면 조금은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시대에 저런 패턴을 바닥에 새겨 넣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 시기 우리나라는 어떤 걸 짓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그레고리우스 동상의 발가락은 유난히 반짝였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그 황동 발가락은 사람들이 얼마나 만졌는지 다른 부분과는 전혀 다른 빛을 내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천 년 뒤엔 발가락이 닳아서 없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내부 투어를 마친 뒤에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혹시 이 글을 읽는 분이 계시다면 바닐라 맛을 꼭 추천하고 싶다.
또한, 이집트에서 건너온 것으로 보이는 미니 스핑크스도 있었고, 그 앞에 서니 약간 묘한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다.
마침 꽃박람회가 열리고 있었고, 정갈하게 정돈된 공간에서 계절의 색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이후 5일 만에 만난 쌀밥 중식을 마치고, 트로기르로 향했다.
트로기르에 도착해 북문을 통해 입장하고, 로렌조 성당, 시청 광장, 카메르렌고 요새 벽, 그리고 전통과자 전문점 등을 둘러보며 자유롭게 마을을 돌아다녔다.
이 마을은 석조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곳곳에는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관광객을 위한 상점들도 있었지만, 과거의 흔적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중세시대로 들어간 듯한 기분을 주었다.
아무 골목에서 사진을 찍어도 "나는 지금, 과거로 순간이동한 미래인이다" 그런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트로기르를 떠나며 디나르 산맥을 넘어가는 길, 강풍으로 인해 버스가 크게 흔들렸고, 그 속에서도 운전대를 끝까지 지켜준 기사님 안톤 씨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고마워요, 안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곳은 요정의 마을, 라스토케였다.
원래 일정에는 없었지만, 두브로브닉에서 배를 타지 못한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추가된 보너스 일정이었다.
라스토케에 내리자마자 귀를 울리는 폭포 소리가 여행객을 반겼다.
그 수많은 폭포들 사이로 집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 폭포들은 지형이 바뀜에 따라 끊임없이 형태를 달리한다고 한다.
‘내가 본 지금 이 순간의 폭포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고요한 호수 위에 가로등 불빛이 비치던 장면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비가 살짝 내리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 빗소리까지 더해져 이 마을을 더욱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주었다.
이 장면은 나만 간직하기엔 아까운 풍경이었다.
⭐ 별점 평가
관광지 구성: 5점
(요정의 마을 하나만으로도 5점을 주고도 남을 정도의 감동)
자유시간 비율: 5점
(스플리트와 트로기르, 라스토케에서의 자유시간 모두 충분하고 의미 있었다)
날씨 운: 5점
(비가 와야 할 곳에서만 와준 ‘센스 있는 날씨’ 덕분에 오히려 더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 7일차 – 자그레브의 전환점, 그리고 부다페스트의 황홀한 밤
아침에는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가 있는 산장호텔에서 출발했다.
‘숙소에 문화재가 있다’는 사실부터가 믿기 어려웠는데, 실제로 존재한다니 그 자체로 감탄스러웠다.
그리고 이날도 어김없이 등장한 최원석 인솔자님의 명언
“아침 식사 하시고 두들겨보세요!”
순간 웃음이 터져버려서, 하루 시작이 참 따뜻하게 열렸다.
자그레브 중앙역에 도착한 후에는 트램을 타고 이동, 본격적인 자그레브 시내 투어가 시작되었다.
반옐라치치 광장, 대성당, 돌라츠 전통시장, 방공호, 종탑(대포), 카트리나 성당, 마르코 성당(일명 레고 성당), 스톤게이트까지 이어지는 여정 속에서 마주한 풍경은 이제 유럽의 시가지로 들어왔다는 느낌을 선명하게 전해주었다.
중세 건물들 사이로 찻길이 생기고, 신식 건물들이 슬며시 스며드는 모습은 마치 중세와 현대가 교차하는 도시의 전환점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 시작을 알리는 듯한 도시 축소 모형 조형물은, 마치 하늘 위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신의 시선’을 주는 듯해 인상 깊었다.
트램은 특별히 우리를 위해 태워주신 덕분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퉁퉁 부은 발이 안식을 얻은 듯 편안했고, 최적화된 루트로 이동하며 들은 가이드님의 설명은 공간을 다르게 보게 만들었다.
테슬라의 흔적, 레고 성당의 눈부신 패턴, 그리고 자유시간 동안 마주한 골목골목은 하나하나가 신선한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특히나 레고 성당은 너무 아름다워서, “이렇게 예쁘게 건물 짓기 있기 없기?”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점심은 르 꼬르동 블루 중식당에서 먹고,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긴 장거리 구간인 부다페스트로 향했다.
이동 시간은 길었지만, 도착할 도시가 부다페스트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더 컸다.
도착 후에는 장금이식당에서 한국식 비빔밥을 먹었다.
5일 만에 다시 먹는 익숙한 한식은 마치 고향의 온기가 다시 채워지는 듯한 기분을 줬다.
그리고 대망의 부다페스트 야경투어.
강을 따라 배를 타고 이동하며, 건물 하나하나가 간접조명으로 환하게 빛나는 풍경은 정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국회의사당을 비롯해, 부다페스트의 주요 포인트들을 현지 가이드님의 설명과 함께 감상하며 카메라 셔터가 쉴 틈 없이 눌려졌고, 가슴 속에서는 감탄과 설렘이 동시에 차올랐다.
비가 살짝 내리기는 했지만,
“배에는 뚜껑이 있다”는 생각과 함께, 그조차 낭만으로 느껴지는 밤이었다.
⭐ 별점 평가
관광지 구성: 5점
(부다페스트의 야경 투어 하나만으로도 이 날은 충분했다)
자유시간 비율: 4점
(자그레브에서의 자유시간은 충분했지만, 부다페스트에서도 조금 더 머물 수 있었다면 좋았을 듯하다)
날씨 운: 4점
(보슬비가 이어졌고, 우산을 계속 들고 다녀야 했지만, 야경을 막을 정도는 아니었다)
�� 8일차 – 빗속의 부다페스트, 황홀한 비엔나의 밤
아침에는 부다 왕궁을 시작으로, 헝가리 대통령 집무실, 마차시 성당, 어부의 요새를 차례로 둘러보았다.
특별히 계획했던 건 아니었지만, 운 좋게 근위병 교대식 행사를 볼 수 있었고 의원내각제 국가인 헝가리답게, 의회에 비해 대통령 집무실은 힘이 빠진 느낌도 인상 깊었다.
이날은 아쉽게도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스타벅스에서 보내기도 했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본 다뉴브 강의 전경은 여전히 선명하게 떠오른다.
전날 밤 야경으로 봤던 국회의사당을 낮에 다시 바라보니,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고,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이후 세체니 다리 근처로 이동해, 헝가리 건국왕 이슈트반 성당 인근에서 자유시간을 가졌다.
그때 들른 곳이 바로 뉴가티역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
평소엔 한국에서도 자주 가지 않던 맥도날드였지만, 그날은 예쁜 인테리어에 끌려 들어갔고, 무심코 주문한 메뉴들마저 모두 인생 맛집 수준이었다.
그 날의 맥도날드는 정말 잊기 어려운 순간이 되었다.
중식은 굴라쉬 스프, 뜨끈한 헝가리 전통 음식이 비 오는 날과 참 잘 어울렸다.
그리고 오후, 드디어 도착한 비엔나. 합스부르크 왕가의 심장부이자, ‘음악의 도시’라 불리는 그곳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온 음악회 감상이 이어졌다.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마치 모든 소리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했고, 연주 내내 황홀한 감정이 이어졌다.
‘지금 내가 비엔나에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고 있다니…’
현실감이 없을 정도로 벅찬 순간이었다.
⭐ 별점 평가
관광지 구성: 5점
(비엔나에서의 음악회까지, 전경과 감정 모두가 완벽하게 채워진 하루였다)
자유시간 비율: 5점
(우연히 방문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날드’까지… 그 경험만으로도 특별했던 시간이었다)
날씨 운: 3점
(부다페스트에서의 비바람은 순간순간 마음을 위축시키기도 했지만, 결국 그마저도 추억이 되었다)
�� 9일차 – 박물관 데이: 위엄과 감성 사이에서
오늘의 주제는 단연 ‘박물관 데이’였다.
아침에는 쉔부른 궁전을 방문했다.
이 건물을 실제로 지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정확한 방의 개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몇백 개’라는 말만으로도 그 규모가 얼마나 방대한지 체감할 수 있었다.
궁전 안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위축되는 느낌이 들었고,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광이 이 공간에 그대로 새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디자인과 색감, 이런 아름다움은 아마 인류의 끝에 가서도 여전히 아름다움 그 자체로 남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점심 식사 후에는 비엔나 커피와 함께 잠시 여유를 즐긴 뒤, 미술사 박물관으로 향했다.
이곳은 단연코, 잊지 못할 장소가 되었다.
사실 나는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이곳에 전시된 그림들은 그림을 잘 몰라도 감탄하게 되는 작품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클림트의 ‘키스’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 깊었던 건 에곤 쉴러의 작품들이었다.
그의 그림은 외설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에 대한 인식은 달라졌다고 한다.
작품에 담긴 배경 이야기를 듣고,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감정을 하나씩 이해해 나가다 보니 그림을 넘어 사람을 느끼게 되었고, 그 속에서 감탄, 애처로움, 연민 같은 감정들이 몰려왔다.
‘미술을 몰라도, 이렇게 느낄 수 있구나’ 싶었던, 아주 깊은 시간이었다.
오후에는 체스키부데요비치로 이동했다.
이곳은 버드와이저 맥주로 유명한 도시로, 도착 후 캐주얼한 식당에서 저녁 식사와 함께 맥주를 마셨다.
그 맥주는 이번 여행 중 마신 맥주 중 2등이었다.
늘어가는 음주로 살짝 지쳐있던 간이 ‘한 잔 더?’ 하고 유혹할 만큼, 정말 매력적인 맛이었다.
그날의 맥주와 저녁 식사는 하루의 마무리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들어주었다.
⭐ 별점 평가
관광지 구성: 5점
(쉔부른 궁전의 위엄, 미술사 박물관이 안겨준 감정들… 그 두 곳만으로도 하루가 가득했다)
자유시간 비율: 4점
(미술사 박물관 하나만으로도 이틀은 잡아야 할 만큼 깊었지만,
곱씹는 시간을 자유시간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스스로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날씨 운: 5점
(오랜만에 찾아온 맑은 날씨가 하루의 감성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었다)
�� 10일차 – 끝나가는 아쉬움, 마지막 감동을 담다
아침, 체스키부데요비치의 사보이호텔에서 출발하여 체스키크롬노프로 향했다.
도시에 들어서자,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 마치 여행이 끝나가는 것을 슬퍼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도착한 성은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큰 성으로, 지어진 시대에 따라 서로 다른 양식이 조화롭게 이어져 있었다.
한 시대가 지나고, 또 다른 시대가 겹쳐지며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깊은 감동이 밀려왔다.
하회마을처럼 강이 마을을 감싸고 있었고, 성에서 마을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이발사의 다리를 지나야 했다.
이 다리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었다.
합스부르크 가문의 일원 중 한 명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을 죽였고,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 채 범인을 찾기 위해 마을 주민들을 하나씩 죽이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참다 못한 이발사는 자신이 범인이라고 거짓 자백을 했고, 그로 인해 더 이상의 희생은 멈췄다.
하지만 그 이발사는… 사실 사랑받던 여인의 아버지였다.
그 희생을 기려 만든 다리.
그 앞에 세워진 동상을 바라보니, 그 결단과 슬픔이 고스란히 느껴져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자유시간에는 모두가 간절히 기다렸던 굴뚝빵을 발견했지만 아쉽게도 문이 닫혀 있어 실망이 컸다.
그때, 여행에 함께한 평창 부부께서 “우리가 사줄게요!” 하며 굴뚝빵을 사오시기로 했고,
최원석 인솔자님이 직접 가게 문을 두드려 마침내 따뜻한 굴뚝빵을 손에 쥐게 되었다.
그 맛은… 와, 말 그대로 대박.
갓 구운 빵의 따뜻함과 고소함이
그 순간의 감정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굴뚝빵은 따뜻할 때, 기본 맛으로 드세요!”
이건 정말 여행 꿀팁이다.
평창에서 오신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후 프라하로 이동,
점심은 제육볶음과 된장국으로 구성된 한국식 식사로 따뜻하게 채웠다.
오후에는 프라하 올드카를 타고 도시를 내려다보는 전망 포인트로 이동했다.
가는 길에 다른 관광객들이 손을 흔들어주는 모습에 우리도 마치 무언가 된 것처럼 손을 흔들었다.
그 순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참 좋았다.
프라하성은 웅장하긴 했지만, 처음엔 쉔부른 궁전에 비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그 건물이 쉔부른 궁전의 습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다시금 감탄이 밀려왔다.
특히 비투스 대성당은 노란 석재와 검은 선이 만들어낸 대비가 건축미의 정수를 보여주는 듯했다.
925년에 착공해 1929년에 완공, 무려 1004년이 걸린 건축물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랐다.
저녁에는 프라하 구시가지로 이동해 바츨라츠 광장, 구시가 광장을 둘러보고 첼니체 식당에서 체코식 저녁과 흑맥주를 맛보았다.
마지막 일정은 까를교의 야경. 비엔나, 부다페스트에 이어 또 다른 야경이었지만,
이곳은 이곳만의 조명과 분위기로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눈부신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그리고… 마지막 밤.
좋은 호텔, 좋은 식사.
모든 게 완벽했지만,
형언할 수 없는 아쉬움이 마음을 조용히 흔들고 있었다.
⭐ 별점 평가
관광지 구성: 5점
(체스키크롬노프에서의 인생샷, 프라하에서 느낀 도시의 깊이…
중세와 현대를 넘나드는 인지 부조화가 인상 깊었다)
자유시간 비율: 5점
(프라하에서의 자유시간은 풍경과 감정을 충분히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날씨 운: 4.5점
(큰 비는 아니었지만, 저녁의 쌀쌀함은 어깨를 살짝 움츠리게 만들었다)
�� 11일차 –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다가온 마지막 인사
마지막 날 아침, 호텔 조식을 먹으며 이제 정말 여행이 끝나간다는 아쉬움을 안고 짐을 챙겼다.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에서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전날 가이드님이 추천해주셨던 젤라또 가게 ‘아모리노’를 찾았다.
그곳에서 고른 요거트와 피스타치오 조합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상큼함이 떠나는 날의 씁쓸함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느낌이었다.
이어 최원석 인솔자님의 강력한 추천이었던 프라하 코젤 본점으로 향했다.
여기서는 체코식 족발인 ‘꼴레뇨’와 함께 흑맥주를 곁들였는데, 겉은 쫄깃하고 속은 부드러운 꼴레뇨의 식감이 완벽했고, 무엇보다 그동안 감흥 없었던 흑맥주에 대한 인식이 바뀐 순간이었다.
코젤 다크, 최고였다.
각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에는 모두가 다시 모여 13시 천문시계 타종을 함께 관람했다.
그 시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광장 한가운데에 모여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집중하는 풍경은 정말 인상 깊었다.
이곳이 어떤 도시인지, 왜 사람들이 이곳을 기억하는지 스스로 설명해주는 순간이었다.
공항으로 이동한 뒤에는 아시아나 항공의 프라하 첫 취항 기념 파티에 우연히 참여하게 되었고, 귀여운 마그넷도 선물로 받았다.
비행기 탑승 전, 작지만 특별한 이벤트 하나까지 더해져 이날 하루는 조용히 그러나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게 되었다.
⭐ 별점 평가
관광지 구성: 5점
(한 장면 한 장면이 엽서 같았던 풍경들. 마지막까지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자유시간 비율: 5점
(맛있는 음식, 여유로운 거리, 그리고 천문시계 앞에서의 순간까지… 모두 완벽했다)
날씨 운: 5점
(역대급 날씨.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 햇살까지 기분을 환하게 만들어주었다)
�� 12일차 – 안녕, 그리고 감사합니다
인천공항 도착.
드디어, 12일의 여행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짐을 찾고, 수신기를 반납하고,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모두를 챙겨주시던 인솔자 최원석 팀장님의 모습을 보며 순간 눈물이 날 뻔했다.
참 아쉬웠고, 또 참 감사했다.
헤어짐은 언제나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엔 더더욱 그랬다.
함께한 좋은 분들 덕분에 여행 내내 막내로서의 이쁨을 듬뿍 받을 수 있었고, 그 마음이 전해질 때마다 참 따뜻하고 행복했다.
조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이 모든 순간들이 추억으로 자리잡았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최원석 팀장님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하며 함께했던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안녕히 가세요. 그리고 또 만나요.
�� 총 평
기대가 많았던 유럽 여행.
그 기대는 이번 여행으로 충분히 채워졌고, 오히려 그 이상이었다.
중간중간 아쉬운 날씨도 있었지만 그 조차도 지금은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그저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을 뿐이다.
어디 그게 문제가 되겠는가?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여행지에 대한 폭넓은 이해라고 생각한다.
그 이해가 있어야만, 내가 보는 풍경과 듣는 이야기, 그 감정들이 깊이를 더하니까.
사실 나는 많은 자료 수집을 하지 않고 이 여행에 올랐다.
하지만 가이드 선생님의 세심한 설명들이 여행의 깊이를 더 진하게 채워주었고, 그것이 나의 감정을 끌어올려 주었다.
그리고 함께한 여행자 분들과의 교류 역시, 이 여행을 더 풍족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유럽은 이전에도 여러 번 다녀왔지만, ‘여행’으로 온 유럽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마도 이번 여정은 한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아니, 평생 기억될 것 같다.
⭐ 총평 별점
가이드 친절도: 5점
(최원석 인솔자님의 깊은 배려와 책임감이 없었다면, 아마 나의 여행은 불안함과 얕음으로 채워졌을 것이다.)
전체 만족도: 4.9점
(날씨가 무엇이 문제겠냐 싶지만… 두브로브닉에서의 그 바람만 없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원석 인솔자님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항상 배려심 넘치고, 분위기를 잘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여행이 한층 더 즐거웠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다페스트(국회의사당 강 건너 포토존)에서 인생샷을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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