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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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나를 찾아 떠난 여행 with 김건섭가이드님
황*심 님
2025.10.04
조회 1353

50이 되어 나는 문득 다시 나를 돌아보게되고, 나라는 존재의 위치와 의미를 점검하게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처럼 거창하지는 않지만 '나는 ㅇㅇ다'로 정의해 볼때, 과연 나는 나를 잘 설명하고 표현할 수 있을지. 예전에 답했던 변치않을 정답같은 답변이 무색하게도 틀렸다는걸.
아니, 그때는 옳았으나 지금은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항상 어린 쌍둥이남매를 살뜰히 챙기며 함께 세계곳곳을 다녔지만 이번만큼은 '나'를 위한 '나'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온전히 나 다워질 수 있는 시간을 나에게 선물하고 싶었던 것이다.
'과거는 히스토리, 현재는 present (선물), 미래는미스테리'라는 가이드님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현재는 선물이다.
나는 현재를 살고
현재를 나에게 선물한 것이다.

터키라는 곳은
후퇴됐지만 신비로운 아시아와 우아하지만 속은 시끄러운 유럽의 양면을 모두 품고 있다.
마치 쌍둥이자녀를 양육하는 성숙한 어머니의 모습과
말괄량이 삐삐같은 천진난만한 소녀의 모습을 둘 다 가진 나와도 같았다.
동질감을 느낀다는 것은
마음이 열려 다 포용하게 되고 가슴이 움직여 다 수긍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형제의 나라 터키를 대하는 나의 자세이다.
집에서 기차를 타고 버스로 갈아타고 공항까지.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터키까지.
만만치않은 여정임에도
에어프레미아는 꽤 넓었고 꽤 맛있었고 꽤 볼게있었다. 꽤 좋았다.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이번 여행은 첫만남부터 달랐다.
"하늘에서 깃털 하나를 떨어뜨려 이 넓은 땅 위에서 그 깃털을 다시 잡을 그 엄청난 확률로 운명처럼 여러분을 만났습니다."
제각각의 낯선 모습으로 모인 28명의 어색한 표정이 가이드님의 운명설로 인해 경계심 가득한 마음의 철장을 조금이나마 풀게 되었다.
28명은 운명인 것이다.
7박9일 동안 만큼은 운명같은 가족이라며, 가족같이 대하라 하셨다.
물론 출국장 짐 찾는곳에선 뒤도 안보고 가더라도 말이다.
이스탄불은 바쁜 일정이였다.
이보다 많이, 이보다 빠르게, 이보다 유익하게 다닐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솔직히 소화하기 벅찼는데 지나고보니 여행 첫 날이라 가능했던 일정인 듯하다.
상품구성md님의 노련미를 엿볼수 있었다.



첫 인상이 오래남듯
첫 날 첫 일정의 피에로티의 언덕이 생생하다.
피에로티의 시린 사랑이야기와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무덤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어우러져 많은 질문을 던지게 했다.
현지 연인들도 손잡고 와본다는 곳.
사랑이 이토록 슬픈 마지막을 가져온다니. 그래야 더 간절하고 더 기억되는것인가보다.
나는 모르겠다.
아가페면 몰라도 에로스가 목숨보다 고귀한 것인지? 목숨을 걸고 나눈 에로스에 후회는 없었을까? …




역사시간에 졸았던 것도 아닌데 세계사는 더욱 문외한인 나로서는 터키의 이슬람문화와 기독교의 핍박과 성장, 유럽지역의 쟁탈전 등에 대한 스토리를 들을때마다
스케일에 놀라고 삶에 측은지심이 생겼고 술탄 오르한왕자의 처절한 마지막에 동정심이 갔다.
이스탄불은 호기심천국이였다.
호기심 가득한 관광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관광지를 뚫고 지나가는 트램마저도 관광객을 호기심으로 바라보았다.














호기심을 하나씩 풀어가며 이스탄불의 하루가 가고.
평생 잊지 못할 50살 생일날 아침이 밝았다.
아침 첫 일정.
만물이 기지개를 펴고 새들이 노래하는 눈부신 아침 내 생일날, 동서양을 가르는 에게해 보스포러스해협 위를 항해하게 되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는데 아주 적절한 타이밍의 조합이였다. 생일+아침+바다.유람선+ 그리고 노래 .
(마치 DJ처럼 감성돋는 선곡들로 설렘을 증폭시켜 주신 가이드님께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미역국보다 좋은 선택임이 분명했다.
가슴이 벅차올랐고 너무 흥분되어 눈물이 났다.
내자신에게 가장 귀한 선물을 준 것 같아 뿌듯했다.
선택관광도 아닌 3대옵션의 하나인 이 어메이징한 감동의 물결을 타고 누구든 사랑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가이드님의 주옥같은 어록중.
"눈을 감고 가장 소중한 3사람을 떠올려보세요" "그 3명중에 내가 있으실까요?" 물었다.
그렇다.
나를 사랑하는것.
그것이 내 삶의 이유이고 타인을 사랑하는 원동력이다.






여행떠나오기전 터키여행은 '버스8할+관광2할이다' 라는 말을 들어 어느정도 각오를 다졌는데
중간중간 휴게소에 들려 마트구경도하고 군것질거리도 맛보고 때론 식사도 하고.
지니가는 지역마다 다른 창밖의 풍경에 매료되어 잠 잘 틈도 없이 영상을 찍어대기 바빴다.
지칠만하면 재치있는 가이드님께서 해박한 지식과 경험으로 얻은 일화 보따리를 풀어주셔서
28명은 다들 웃고있었다.
지루할 틈이 없던 버스이동시간이 되었다.
여러곳을 들렸는데 기억에 남는 에페소.
다른팀보다 아침일찍 도착하여 덥지도 않게 부산하지않게 실컷 구경하고 맘껏 사진찍을 수 있었다.
영화관을 몽땅 예매한 재벌처럼 에페소를 몽땅 빌린듯 착각하게 만든 현지인솔자 Ahmet 과 우리 가이드 Peter는 손발이 잘 맞는지 아주 good job 이였다. 손님으로서 칭찬드리고 싶다.
복잡했다면 상상하기 어려웠을 그시대의 장면.
지금은 덩그러니 놓인 돌기둥 뿐이지만. 3000년전 사람들의 분주한 움직임과 웃음소리가, 물건값을 흥정하는 소리가, 학자들의 고뇌소리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내 머릿속에서 필름이 돌아갔다.
이 시대나 그 시대나 사람사는 모습은 비슷한 것 같았지만. 빈곤의 무게는 처참하리만큼 가혹해 보였다.
부를 가진 사람의 배변을 밑에서 차례로 쓸어 옮기는 그들의 고충은 누가 달래주었을까. 눈물을 닦을 기력이 남아 있었을까.
죽어서도 부자는 큰 돌을 남겼지만 그들의 애환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미루어 짐작했을뿐.
애석하게도 역사는 이긴자들의 기록, 가진자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내가 꿈에 그리는 여행지, 발리 우붓에 계단식 논과 계곡이 있다면
지금 현실에 서 있는 여행지 이 곳, 파묵칼레는
발리의 푸르른 녹색대신 석회의 뽀얀 우윳빛으로
층층이 작은호수를 담으며 물결 이루듯 널리 퍼져있었다.
물결에 담긴 작은 호수들은 하늘을 담고 있었고
그 색은 영롱한 하늘색, 소녀의 여린 마음의 색이였다.




스위스의 고요한 아침 풍경이 이러할까?
열기구를 타는 사람들이 떠나고 호텔에 머물러 아침산책을 하던중
운 좋게도 아니 숙명처럼
파묵칼레 위를 도는 열기구를 감상할 수 있었다.
마치 내가 우주의 중심이 되고 열기구들이 행성이 되어
나를 에워싸고 도는 것같은 착각이 들었다.
내가 카묵칼레의 중심이다니 !!!
내가 저 수많은 열기구 행성들의 중심이라니 !!!
흥분되어 소리를 질렀다.




유럽에 아직 못가본 나는 지중해의 환상이 있었다.
그 환상을 충족시켜준 안탈리아의 거리들.
눈에 선한 그 벽돌과 나무와 카페의 벤치, 입맞춤하는 연인, 햇빛의 강도, 그림자, 걸음소리 까지도
눈을 감아도 아련한 그 풍경이 벌써 그리워진다.












제우스와 헤라가 살던 올림푸스산.
신들은 높은 곳에서 저 아래, 저 바닥의 인간의삶을 보며
어떤 생각에 잠겼을까?
내가 신이라면,,, 어땠을까?



헤라의 시기와 질투로 절벽에서 떨어져 최후를 맞이한 시데는
붉은 피로 물들어 그 붉은 꽃은 석류를 열매로 맺었다.
신비함과 섬뜩함이 모두 깃든 이 곳 시데.
작은 시골 바닷가에 피비린내가 아닌 석류의 상큼함이 오래가도록 기원하며 시데를 위로해본다.






터키에 왜 왔냐고 묻는다면 백이면 백,
카파도키아의 열기구를 떠올릴 것이고.버킷리스트를 이루는 성취감을 맛보길 고대할 것이다.
바람을 좋아하는 나마저도 바람신이 있다면 굿이라도 해주어 잠잠해주길 소원할 정도이니깐.
풍속3이하로 불어야하는 절대절명의 미션을 나는- 우리는- 하늘이 도와 이루었다.
나의 짧은 필력으로는 감히 도저히 그 벅참을 담어내지 못하겠다.
열기구에 불을 뿜은 온기가 스르르 내 심장을 녹이고 저 산너머에서 시뻘겋게 불쑥 올라오는 태양은 우리 전체를 녹이고 하늘에 떠오른 3백여개의 각색의 벌룬들은 서로를 배려하듯 둥실둥실 구름마냥 떠다녔다.
Incredible을 인도에서 외쳤다면 이곳에서는 Amazing을 외치고 싶다.
빛으로 샤이닝해진 기괴암석과 사연을 담은 동굴들, 올록볼록 지형들이 혼합된 불가사의한 이곳은 나의 핫플레이스 No.1이 되었다.










이 황홀한 풍광을 뒤로 한 채 이제 나는 작별을 고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복싱선수 헨리의 일화를 1인다역하며 주인공이되어 애절하게 소개해 주신 가이드님.
그의 마지막 선곡은 Time to say goodbye 이다.
안녕을 말할 시간. 그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이곡은 이별곡이 아닌 Con to partiro (그대와 함께 떠나리) 였고
헨리의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꿈을 향해 도전하는 새출발을 의미하는 것이였다.
자, 이제 나도 헨리처럼 또 다른 여정을 준비해 볼까?
내 자신과
운명으로 만나 7박9일을 함께한 27명의 터키가족과
긴 시간을 안전하게 운전해주신 기사님과
일정을 척척 진행해주신 Ahmet과
좋은 상품을 짜주신 노랑풍선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너무 멋있고
터키를 더욱 설레이게 만들어주신 김건섭(Peter)가이드님에게 특별한 감사와 존경을
이 곳, 8천키로 떨어진 한국에 와서야 전달한다.
가이드님이 계신 스페인과 이집트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또 기회가 된다면 다시 가슴 설레여 보고싶다.
내마음이 잘 전송되길 빌어본다.
여행은
현실의 회피가 아닌 나를 찾는 하나의 과정이고
마침표가 아닌 느낌표이며
우연이 인연이되고 운명이 되는 마법같은 것이다.
이 여정을 노랑풍선과 계속 이어가고 싶다.



사랑하는 내자신의 사진으로 마무리한다.
사진찍기 좋아하는 내가 10년동안 아이들만 찍다
처음으로 셀피만 1000장은 넘게 찍은 이번 여행.
기대됐고 설레였고 가슴벅찼다.
후기가 도움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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