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이 패키지 여행으로 가게 된 여행 중 세 번째였습니다.
배달음식을 먹어도 리뷰를 쓰지 않는 제가 고객설문에 응답하는 이유는 오직 '김정우 가이드님'때문입니다.
이 사람 칭찬을 하지 않고서는 근질근질해서 못 버티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상품을 알아보시고, 예약하신 여행이었습니다.
기대도 덜 했고, 미지근한 상태로 출발한 여행이었기도 합니다.
10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가이드 분과 만났고, 차에 오르자마자 시작된 가이드님의 아이스브레이킹. 
가이드님이 "여러분들이 저를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다." 라고 하셨지만, 콧방귀를 뀌며 헤드셋을 써서 귀를 막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그때 그랬던 것은 낯선 사람에 대한 단순한 경계심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정이 계속 되면서 좋은 경치와 풍경을 보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헌데 같이 터키에 입국한 비행기의 사람들이 모두 한국인들이기도 했고, 자연스레 다른 한국 팀들의 가이드 분들에게도 눈길이 가더군요.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싶지 않았지만, 다른 가이드 분들이 인솔하는 모습을 보면서 "김정우"라는 분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며, 좋은 가이드인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른 가이드 분들을 폄하하고자 하는 말이 아닙니다.

첫 번째로는 말할 때 느껴지는 섬세한 어투의 차이를 다른 가이드 분들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차이는 정말 미세하지만, 누군가는 느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분들이 친절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저희 가이드님이 뱉는 말의 온도가 더 따뜻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의 만족 이유는 가이드님이 여행지에 대한 설명을 해주실 때의 전달력입니다. 
물론 다른 가이드들이 더 잘 알고, 빠삭할 수는 있겠지만 전달력이 뛰어나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것이 단련할 수는 있지만, 사람을 몰입하게 만드는 데에는 타고 나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잘 나가는 인터넷 강의 역사 선생님이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처럼 훅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으시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호불호 없는 아이스브레이킹입니다.
아이스브레이킹이야 가이드라서 "할 수"는 있지만, "잘" 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야 경계심때문에 무시했다고는 하지만, 
사람을 끌어들일 줄 아는 재치는 친해지고 싶게 만드는 엄청난 매력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친절함입니다. 
이것 또한 직업이 가이드니까 친절"해야만" 하겠지만, 제가 살아 온 29년의 짧지만 적당한 인생에 있어 만나 본 사람의 유형 중
결이 다른 친절함과 착함의 소유자셨습니다. 이스탄불에서 장소마다 자꾸 사람들이 길을 잃거나, 헤매는 상황에도 부리나케 뛰어다니는 것은 기본.
한 여성분이 일정 중에 다리를 삐끗하셨는데,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먼 거리를 트램을 타면서라도 도시를 관람할 수 있게 배려했었습니다.
또한 뒤로 갈수록 더 타이트해지고 힘들어지는 일정의 특성이 있었는데, 장소마다 고령의 연세이신 할머니 한 분과 다리를 다친 여성 분의 컨디션을 계속 체크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모든 점들이 가이드라는 직업의 소양이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저는 김정우라는 사람에 있어 이 능력치들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업을 떠나서 사람 대 사람으로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었고, 계속 알고 지내고 싶을만큼 이번 여행의 제 가이드선생님이 "김정우"라는 사람이어서 감사했습니다.

*근데 결국 단가 문제이겠지만, 이스탄불에서 먹었던 식사들이 계속 초라했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