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유 여행 대비 패키지 여행의 장점은,

1.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볼 수 있다.

2. 중요 관광지를 효율적으로 입장할 수 있다.

이고, 이 외에는 모두 자유 여행에 비해 뒤진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위의 2가지는 자유 여행 대비 굉장히 큰 장점이라서, 저는 자유 여행도 많이 가나 패키지 여행도 많이 이용해왔습니다.

저는 지난 서유럽 여행에서 노랑풍선을 이용했는데, 1. 2.번이 확실히 지켜져서 다소 많은 쇼핑과 선택관광에도 불구하고 다음 여행도 노랑풍선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스페인 여행은 2.번에서 완전히 망한 여행이었습니다.

스페인의 주요 여행지 중 자유여행으로 가기에는 동선이 그리 좋지 못하지만 꼭 가봐야 할 곳은 알함브라 궁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알 나스르 궁전이지요.

알 나스르 궁전의 입장은 미리 예매하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에 출발일 대비 몇 달전에 예약한 패키지 여행 상품이라면 확실히 갈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재차 여행사에 확인도 한 상황이구요.

결과적으로 다른 여행사를 선택한 동료는 알 나스르 궁전을 들어가 볼 수 있었지만, 저희는 입장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노랑풍선의 여행 설명에 있는, 현지 사정 상 입장이 불가할 수도 있다는 표현이, 예약을 해보겠으나 불가피한 상황이면 어쩔 수 없다로 이해하였으나,

현지에서 상황을 파악해본 결과, 노랑풍선은 아예 알 나스르 궁전 입장 계획 자체가 없었던 거 같습니다.

이런 판단을 한 이유는, 이번 제가 이용한 여행 상품은 출발 5일 전까지 다른 일정의 여행객을 끌어 모아서 까지 32명으로 출발한 상품이란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같이 여행 온 분들의 이야기라서 사실과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4달 전에 예약한 여행이 출발 5일 전까지 호텔이 미 확정이라는 소식에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여행사에 ‘알함브라 궁전 내부 관광이 가능하냐?’라고 물었고, ‘가능하다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물론 노랑풍선의 답변이 맞긴 합니다.

아무 때나 가서 볼 수 있는 알카자르 요새나, 정원, 카를5세 궁전도 알함브라 궁전 내부이긴 하니까요.

그러나 여행사을 오래 운영해온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함브라 궁전 내부라고 물어보면 알 나스르 궁전을 문의한 거라는 건 알았겠죠.

아무때나 볼 수 있는 곳을 들어갈 수 있냐고 물어보진 않을테니까요.

따라서, 저런 식으로 문의에 답한 것은 고객을 기망한 것과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곳곳에 빠져나갈 구멍을 다 만들어준 여행 설명과 답변을 제 기준으로 해석한 제가 가장 잘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렇게 까지 해서 출발 몇 일전까지 주요 관광지와 호텔을 예약하지 않고 손님을 끌어모아 간 최소 비용으로 운영한 여행으로 얼마나 이익이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여행을 기대하고 간 손님들에게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손실과, 회사로서는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여행사를 선택한) 남들 다 올라간 세비야 히랄다 탑에서 세비야 전망 보기를 못한 것도 가슴 아팠으나, 

정말 다시 오기 힘든 그라나다에서 알 나사르 궁전 입장을 못한 것은 다시 떠올리기도 싫은 여행으로 남기 충분합니다.

그나마 손님들에게 하나라도 좋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노력해주셨던 가이드님이 아니셨으면 100점 만점에 0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았던 여행의 기억이 50점으로 남았습니다.

저는 다음 여행으로는 여행 설명이 이처럼 허술하게 만들어진 상품을 이용할 계획이 없고, 패키지 여행 이용 여부 자체도 고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패키지 여행 상품 모두가 이렇진 같지는 않겠으나, 만약 계속 이런 식으로 운영한다면, 향후 패키지 여행은 신뢰를 잃은 용산 전자상가처럼 점차 축소되어 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패키지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이라면 여행 상품 설명서에 다음을 꼭  확인 바랍니다.

1. 1. 자신이 바라는 주요 관광지의 입장을 천재지변이 아닌 이상 보장하는지
2. 2. 호텔이 미리 확정되어 공지한 상품인지
3. 3. 쇼핑이 포함되어 있는지 – 없어야 합니다. (다소 가격이 올라가도 쇼핑 1시간이면 동선 포함 3시간 이상 손해 봅니다.)
4. 4. 선택 관광 포함 시, 선택하지 않은 사람과 선택한 사람이 모두 있어도 무리가 없는 선택 관광인지 – 여행 초보자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가급적 선택 관광이 없는 상품이 좋습니다.

(참고로 이번 여행에서는 2. 3. 4번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호텔이나 식사, 쇼핑, 선택 관광은 생각했던거 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1.번이 너무 제게는 중요한 상황이었고, 다시 언급하지만 1.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조차 여행사가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불만이 있습니다.)

요약하면, 호텔이 확정되어 있지 않고 주요 관광지의 입장이 보장되지 않은 상품은 절대 이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다음 여행은 자유여행을 생각 중이며, 패키지 여행을 하더라도 주요 관광지 입장과 호텔이 반드시 확정된 상품을 돈 더 주더라도 이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