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A코스란 무엇인가? 하기 싫은 옵션 거부했다가 가이드가 가이드 바꾼다고 위협한 라오스 여행
-*- 님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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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 10월 29일
비엔티엔에 도착해서 숙소로 가는 차 안에서 원승묵 가이드가 원래 물을 준비해야 하는데 못했다며 대신 망고를 대접하겠다고 하면서,
앞으로 물은 언제든지 충분히 마실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굳이 일정표 대로 하지 않고 자기가 하는대로 따라오면 5백만원짜리 가치의 여행이 될거라면서 장담했습니다.
2일차 - 10월 30일
조식 후, 호텔 로비에서 가이드/기사 팁 60불을 모든 팀원들이 우선 지불하였구요.
가이드가 몇 가지 옵션을 묶어서 A코스, B코스, C코스 등으로 제시하면서
특히 A코스(짚라인, 버키카, 롱테일보트, 마사지2시간)가 그동안 사람들이 가장 만족한 것이라면서 우리 팀에게 A코스를 다 하도록 강요하였습니다.
한동안 사람들은 이거 한다, 저거 못한다 하다가 가이드가 평양 공연을 서비스로 보여주겠다고 해서 결국은 모두 A코스를 하는 쪽으로 결정이 났어요.
그러나 저와 엄마는 겁이 많고 높은 곳도 싫어하고 엄마 연세가 70세이어서 끝까지 짚라인은 못탄다고 버텼습니다.
장롱면허라 버키카도 부담스러웠지만, 분위기가 너무 강압적이어서 어쩔수 없이 하기로 동의했습니다.
사실은 일부러 액티비티 없는 여행상품 정했는데… 참 분위기가 이상했어요.
아침에 불상공원과 사원 등을 관광하는데 가이드는 자세히 안내하는 것 대신에 그냥 각자 둘러보고 오라고 했어요.
저와 엄마는 같은 장소에 있었던 다른 여행 그룹의 가이드를 따라다니며 설명을 들었는데 많이 민망했어요.
하물며 나중에 탑에 사진이 있는 것을 보고 무엇인지 궁금해서 원승묵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자기도 처음 본다면서 현지인에게 물어보고 오더군요.
일년넘게 라오스에서 어떻게 가이드를 했는지 의아스러웠어요.
또 그렇게 우리가 여기저기 구경하는 가운데 다시 저와 엄마에게 짚라인을 타보라고 설득하더군요. 그놈의 짚라인….
점심으로 선상식을 먹으러 서브가이드 케오를 따라가는데, 원승묵 가이드가 그 쪽이 아니라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며 우왕좌왕했어요.
결국 가이드는 식사장소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던 거에요.
그래도 우리 팀은 라오스에서 사실상 첫 식사이고 선상식이니 기대감에 그 정도 실수는 그냥 신경쓰지 않았어요.
가이드가 음식이 충분하니 모자르면 리필해서 마음껏 드시라고 했는데,
이게 웬걸(?) 선상식이라는데 작은 생선 한 마리조차 없는, 메인요리 앖는 반찬만 있는 식단이었고
그나마 그 반찬도 부족해서 리필요구 했더니 음식이 없다고 해서 당황했어요.
결국 식사량이 부족했던 팀원분은 남은 반찬 찌끄레기를 모아 비벼먹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까지 벌어졌구요.
배에서 내려 부실한 식사에 화나난 팀원들이 가이드에게 항의했고 가이드는 식당 주인과 한참 얘기하고 오더니
식당 주인이 한달 전에 바뀌어서 자신도 이런 메뉴인지 몰랐다면서 변명하더군요.
직접 식당 예약을 하면서 장소도 모르고 메뉴도 확인하지 않았다는게 말이 안되죠.
점심 후 방비엔으로 가는 도중 폭우가 내렸습니다. 가이드가 이후 일정으로 방비엔에서 옵션으로 롱테일보트를 탈 것이라고 했어요.
비가 오는데 보트를 탈수 있냐고 물었더니 가이드는 곧 비가 그치니까 상관없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제 생각에 비가 많이 오는데 굳이 보트를 탈 필요가 있나 싶었고, 기본 일정에 카약킹도 있으니 저와 엄마는 롱테일보트를 안타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거 원래 제 생각대로 버키카도 안타고 마사지만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가이드가 대번에 ‘그럴꺼면 다 하지 마세요!!’라며 소리를 지르고 나머지 사람들도 옵션을 다 하지 말하고 화를 내더군요.
저는 제 말이 온전히 저와 엄마만의 의견이니 다른 분들의 의견은 따로 들어보시라 말했지만 이미 화가 난 가이드가 저 사람들도 안한다고 했다며,
‘그럴꺼면 가이드 바꿔드릴까요?!!!’라고 언성을 높이더군요. 그래서 제가 가이드를 바꾸면 새 가이드는 언제 오냐고 물으니,
‘모르죠!!! 가이드가 항상 대기하는 건 아니니까요.’라고 답하더군요.
마침 가이드의 큰 소리에 뒷 자리에서 주무시던 팀원분들이 일어나셔서, 가이드 입에서 가이드 바꾼다는 말이 어떻게 나오냐고 따지자
그제서야 가이드가 잠잠해졌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가이드 바꾼다는 소리들었을때 바로 행동을 했었어야 했는데,
체구도 큰 남성이 막 소리를 지르니 너무 당황하고 무서워서 당시 말문이 막혔는데 새삼 그때 할말을 다 못한게 억울하기도 해요.
방비엔 도착해서 가이드는 저녁식사 시간만 고지하고 가버렸어요. 이후 일정이 여행자거리 자유시간이었는데 어떠한 설명도 없어서
저와 엄마는 여행자 거리가 어디인지 몰라서 그냥 여기저기 물어보다가 결국 포기헀어요. 다른 팀원들도 여행자 거리는 모두 구경못했구요.
이것이 30일 하루동안 있었던 사소한 일은 다 뺸 대강의 큰 사건입니다.
정말 하루가 한달 같았어요.ㅠㅠ
3일차 - 10월 31일
아침에 가이드가 온몸 가득 문신이 노출된 민소매와 몸빼바지를 입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나왔어요.
첫 마디가 ‘딱 ! 한번만 말합니다.!’였고 늦게 나오면 패널티를 물리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기사 팁을 주라고 강조하기 시작했어요.
아침에 동굴 투어를 하면서 가이드는 그냥 서브가이드인 케오를 따라가라고 하며 자신은 우리와 함께 하지 않았어요.
우리 팀은 거의 자유여행처럼 관광을 헀고 블루라군에서도 케오가 우리 짐을 봐줄 뿐, 원승목 가이드는 어디있는지도 몰랐어요.
한참 블루라군에서 다이빙하면서 우리 팀이 재미있게 노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가이드가 웃통을 벗어제끼고 나타나서 다이빙을 했어요.
어찌나 황당하던지, 그때부터 원승묵 가이드는 더이상 가이드가 아니라 완벽한 여행자의 모습이었어요.
첫날 항상 준비하겠다던 물도 없어서 물놀이 하던 우리 팀은 각자 돈을 내어 물을 사먹었고 겁나서 가이드에게 어떠한 요구도 하지 못했어요.
눈치를 보느라 가이드가 아니라 상전을 모시고 여행을 다닌 꼴이었죠.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요.
4일차 - 11월 1일
방비엔에서 마지막 일정인 탐짱동굴 투어를 하는데, 역시나 가이드의 첫소리는 ‘딱 한번만 말합니다!’였고 그냥 동굴이니 편하게 보고 오라며
케오에게 모든 걸 맡기고 자신은 동굴까지 가는 배조차 타지 않았어요. 우리는 늘 그랬듯, 자유여행처럼 우리끼리 동굴를 조사하고 구경하고 돌아오니,
가이드가 이렇게 늦게 오면 패널티를 물릴 거라고 말했어요. 그놈의 패널티…
처음부터 몇 시까지 오라고 시간 제한을 둔 것도 아닌데 어떤 기준에서 늦었다는 건지 어이가 없는 와중에, 가이드는 또 기사팁을 주라고 강요했어요.
결국 참고 참았던 사람들이 모두 폭발하여 가이드와 언쟁을 했어요.
팁을 주고 인주고는 여행자 개인의 판단으로 정할 문제지 가이드가 강요할 수 없는데
왜 가이드가 본업은 내버려두고 팁 강요나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수 없었어요.
11시 까지 체크아웃 준비 후 나오라고 하고 가이드는 휙 가버렸고, 우리는 그때서야 예약 담당자인 고영인 씨에게 연락을 해서
제발 저 가이드 얼굴만 보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어요.
결국 비엔티엔으로 가는 길에 서브 가이드 케오와 기사분만이 우리와 함께 했고 드디어 차안에 물이 준비되었어요.
비엔티엔에 도착하자 새로운 이지광 가이드가 차에 탔는데 전 가이드와는 다르게 옷차림도 단정했고 친절하게 이런저런 설명도 많이 해주어서
침체되있던 분위기가 조금은 누그러졌어요. 새 가이드는 그동안 안좋았던 시간을 최대한 보상하고 남은 시간이라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당일과 다음날 마사지 2시간씩을 서비스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최고로 마사지 잘하는 베테랑을 세팅해 두었다고 호언장담을 해서
마사지를 받으러 갔더니 이건 또 뭔일인지.. 우리 팀원들이 마사지 받을 방도 마련되어 있지 않고 직원들도 대기하고 있지 않았어요.
오히려 우리들이 마사지 직원들이 올때까지 대략 30분쯤 기다렸고, 저의 경우 담당인 마사지사가 마사지가 1시간인지 2시간인지도 모르는 상태였어요.
마사지 순서도 엉망진창이었고 시간에 쫓겨 대강 한시간 십분쯤 하다가 마사지를 중간에 끝내고 그냥 나가더군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우리 팀 뒤에 정식 예약 손님이 있어서 우리는 처음부터 2시간 마사지를 받을 수 없었던 거죠.
결국 새 가이드가 보상으로 최고의 서비스를 한다고 장담했던건 형식적으로 생색내기였음이 밝혀지고 더 기분이 나빴습니다.
뒷통수 맞은 기분이었어요. 처음부터 우리가 요구한 마사지도 아닌데 왜 또 우리는 이런 불쾌한 대접을 받아야 했을까요…
5일차- 11월 2일
밤새 몸이 아팠어요. 스트레스로 쳇기가 있어서 머리가 아프고 속이 안좋았고 온몸이 맞은듯 아팠어요.
아침에 보니 손과 다리에 멍이 들고 멍이 툭 튀어나와 었었어요. 마사지를 어설프게 받으면 혈을 잘못 눌러서 이렇게 멍이 들 수 있다고 해요.
멍든 사진을 찍어두었으니 나중에 필요하면 올리겠습니다.
도저히 남은 일정을 소화할수 없는 컨디션이어서 하루종일 호텔에서 누워 있었어요.
라오스 병원도 믿을 수 없고 그냥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현지 가이드 대표가 과일바구니를 가지고 와서 사죄하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원승목 가이드처럼 말투, 태도, 옷차림, 인성, 준비성 등 모든 부분에서 자격미달인 사람을 가이드로 채용해서 일년넘게 지속했다는 것에 화가 났습니다.
분명히 우리 말고도 옵션, 팁 강요를 받은 피해자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하니 더 큰 의구심이 들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랑풍선이 현지 업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해 이런 사건이 발생하기까지 그저 방조했다는 점입니다.
제가 라오스 여행을 계약한 건 현지 가이드나 업체가 아니라 노랑풍선을 보고 한 것이니까요.
그런데도 라오스에서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고 엄마가 담담자 고영인 분께 말씀을 드렸을때
오히려 저희를 진상 손님쯤으로 의심하는 태도를 보고 더욱 실망을 했습니다.
엄마 생신기념으로 한 라오스여행이 엉망이 되어서 속상한 마음에 후기를 적게 되었지만 ,
코로나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간과 금전과 에너지를 들여 가족, 친구,연인들과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저의 후기가 행복한 여행이 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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