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셋째주 여러가지 우여곡절 끝에 유럽으로 패키지 여행을 떠났습니다.

10월부터 다른 여행사 상품도 신청했었는데 모객수가 계속 차지 않아서 여러 번 일정을 조정하던 차에..

노랑풍선의 상품으로 중1 딸과 서유럽 3개국을 여행하게 되었네요.

먼저 정은주 가이드님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떠나던 날 몸상태며 시간상태며 오히려 좀 개인적으로 안좋은 상태에서 출발해서 허둥지둥 출발하면서,

가방에 짐을 쓸어담고 감기약과 에너지 드링크를 원샷하면서 새벽비행기에 탑승해서인지..
두 번의 비행기에서 속이 울렁미식거리고 탈이 나버렸습니다.

파리에 도착해서 바로 투어가 시작되었는 데..
음식도 먹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이 10일을 어떻게 버티나~ 이번 여행은 투어가 아니라 생존여행이겠구나~ 눈 앞이 깜깜했네요.

파리에서 첫 점심을 먹는 중 정은주 가이드님이 점심식사도 안하시고 제 손과 목을 주무르기 시작했고,

계속 속이 내려가도록 두드려주었습니다. 그리고는 계속 좋아질 것이다~! 좋아질 것이다~! 안심을 시켜주어서

중1 딸한테도 미안하고 주위 같은 여행팀에게도 미안했는 데..
정말 속탈이 하루 만에 좋아졌습니다.

중1 딸도 바티칸 박물관 등에서 대기줄이 길었을 때 힘들어서 풀이 죽어 있으면 어느새 정은주 가이드님이 나타나서

사탕이나 쵸콜릿을 입에 넣어주시고 말을 걸어서 힘을 나게 해주어서 감사했어요.

이번 여행 일정에 건강을 잃지 않고 잘 다녀올 수 있게 해준 정은주 선생님께 감사하네요.

서유럽 3국 여행도 너무 알차고 재미있었습니다.

미리 알아본 서유럽의 날씨는 별로 좋은 상태가 아니었는 데..저희 여행팀에 ‘날씨 요정’분이 계셔서 왠만한 비예보 날씨를 다 비켜가면서

맑고 화창한 날씨 속에서 여행을 할 수 있었어요.

첫 도착하던 파리에서만 투어 중 비가 조금 내렸는 데,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모든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눈부셨다’는 드라마 대사처럼 투어날씨가 좋았습니다.

제가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융프라우 요흐에서 거센 눈보라에도 빨간 스위스기를 부여잡고 양 뺨이 빨개지도록 사진을 남긴 기억입니다.

역시 한국인은 “극복!”, “달성” 뭐 이런 것 아닐지..지극히 개인적 취향이지만요.

융프라우에 소풍 온 스위스 초등생들이 제가 희한하게 생겼는지 산악기차에서 사진을 찍자고 핸드폰이 아닌 투박한 사진기로 찍던 귀여움도 웃음이 나고,

스위스의 목재로 지어진 아담한 숙소도 너무 예뻤고, 방에 문제가 생기면 본인에게 전화하라며 안심을 주던 스위스인 대니얼의 따뜻함도

기억에 남네요. 프랑스 밤에 반짝이던 에펠탑의 불빛도, 나폴리 거리 피자집에서 먹었던 시큼한 엔쵸비가 들어간 나폴리 피자도,  

연안도로를 따라 반짝이던 소렌토의 푸른 바다도, 미켈란 젤로의 역동적 근육이 꿈틀거리는 듯한 천지창조도

그리고 로마의 베니치아 광장에서 먹어본 두 가지 맛 아이스크림과 바디감과 향이 좋던 에스프레소도 모두 기억에 담았습니다.

함께 동반한 팀원분들도 너무 다양하고 친절하셔서 더 기쁜 여행이었습니다.

저희팀에는 저희 10대 딸 모녀, 그리고 30대 딸 모녀, 40대 딸 모녀, 40대 아들 모자가 함께 세월처럼 함께 손을 잡고 다녔고

신혼 부부와 중년 부부 커플이 함께 했고 친구분들끼리 오신팀과 혼자 온 30대 청년도 있었습니다.

제가 속이 탈이 나니 끓여 먹으라고 누룽지를 주신 팀원분도 계셨고 약을 주신 분도 계셨어요. 모두 감사했습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시간의 속도로 살다가 유럽 패키지에서 우연히 만났지만

아마도 사진을 찍어주면서…이 사진 저 사진에 남겨진 추억을 보면서 당분간 잊지 못할 것 같네요. 

여행후기에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은 데
고르다가..포기했네요. 흔들려서 흔들리지 않아서 적당해서 다 멋진 사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여행 기대할께요.

p.s.가이드님 지도로 자유시간에 그려본 쏘렌토 그림투척. ㅎㅎ(2주가 지났는데도..여행기억에 머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