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어느날, 누군가 소개해주신 튀르키예 패키지여행 모객글에 나도 모르게 클릭을 하고 말았지만,

여행의 설렘과 기대보다 사전 배경지식 하나도 없고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튀르키예라는 나라에 대한 두려움(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선입견도 한몫)과 때마침 유행중이었던 유럽 빈대 확산 소식에 마음속 불안감만 커져갔더랍니다

수수료 없이 취소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까지 가? 말어?를 외치다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고 미뤄 결국 수수료를 무는 날이 왔고, 저는 자포자기한 상태로 튀르키예 여행을 준비하게 됩니다

오랜만의 해외여행이라 준비할 게 어찌나 많은지, 바퀴나간 캐리어 재정비와 남들 다 한다는 뭐시기 카드 신청, 환전, 잡다구리 물건 구입 등등 벌써 여기까지 패키지 여행비의 두 배 가까운 돈을 쓰게 되지요(다음 달의 나, 힘을 내ㅠㅠ)  그럼에도 계속 뭔가 부족하고 빠진 느낌, 더 준비해야할 것 같은 불안함에 잠이 오지 않았어요

*뭐시기 카드 신청한다는 사람 있으면 도시락 싸들고 가서 말릴 예정입니다. 한푼 도움도 안됐어요 돈빌리고 외상하고 민폐만 끼침ㅠㅠㅠㅠ *

출발일이 가까운 어느날, 정원철이라고 하는 사람의 기나긴 메시지를 받게 되었고 당시 바쁜 나머지 제대로 읽지 않은 채 창을 닫기를 세 번?하니 출국일이 어느새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제서야 그 메시지가 튀르키예 현지 가이드님이 보내신 메시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꼼꼼하고 자세한 설명을 읽다보니 불안한 마음이 좀 안심이 되더라고요(하지만 이때도 친구등록도 답장도 안함..죄송함다)

드디어 D-day!

하필 출국날에 대설주의보라니…(비행기 이륙지연될지 모르고 해맑게 공항 눈사진 백만장 찍은 사람 나야나…) 가는날이 장날이라더니 이륙도 도착도 다 늦어지고 말았습니다! 꼬여버린 첫날때문에 마지막 이틀이 굉장히 타이트해졌지만 세상에, 우리 정원철 가이드님과 현지인 가이드 샐만과 나이지긋 기사님 덕분에(+ 환상의 드림팀) 그 살인적인 일정을 제 시간에 완벽하게 다 소화해냅니다!!!(짝짝짝)

비록 첫날 둘째날과 마지막날 비가 내리긴 했지만, 카파도키아 열기구도 탔고 그 외 일정에서는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날씨로 튀르키예를 만끽한 우리는, 감히 정원철 가이드님이 과연 날씨요정이 맞음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

처음엔 듣는둥 마는둥했지만 (죄송함다2) 어딜 가든 풍부한 역사적 문화적 지식을 재미있게 풀어 설명해주시는 정원철 가이드님 덕에 배경지식 없는 저도, 딸내미도 유적지와 유물들을 한 번 더 살펴보게 되고 눈과 마음속에 담게 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어 언제부턴가 가이드님 뒤만 졸졸 쫓아다니게 됩니다 

하루하루 일분 일초가 아쉬워 더없이 소중했던 9일이었어요

거기엔 노랑풍선의 알찬 프로그램도 일조했지만 정원철가이드님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9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호텔 룸 컨디션 체크, 매끼 식사 만족도 확인, 포인트별 음식 및 차 제공, 문제 상황 접수 및 해결까지 가이드님이 없었다면 해결하지 못했거나 오래 걸릴 문제들을 꼼꼼히 살펴주시는 모습에 매번 감동을 받았답니다

패키지 여행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출국심사대로 들어가기 직전까지 배웅해주시는 가이드님은 처음이었어요(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날부터 고양이한테 까불다 할켜지고 선택관광비 외상하고 마지막날까지 고양이한테 까불다 물린 딸내미 포함 우리 240109팀을 아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니 이것은 여행후기인가 감사편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