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꿈처럼 다녀온 이번 여행은 가족과 함께했기에 그 어떤 순간보다도 특별했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간이었고, 일상 속에서 늘 바쁘게 살아가던 우리 가족에게는 오롯이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아들과 남편, 그리고 저, 세 사람이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첫 발걸음을 디딘 곳은 이탈리아였습니다. 고대 도시 폼페이의 잔해 속을 거닐며, 수천 년 전 사람들의 삶과 흔적을 눈앞에서 느낄 수 있었고, 웅장한 콜로세움 앞에서는 역사의 무게와 인간의 열정을 고스란히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의 눈에도 이 거대한 유적이 주는 울림이 깊었는지, 질문을 쏟아내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곳은 베니스였습니다. 수상택시를 타고 물 위를 달리며 마주한 풍경은 동화 속 장면처럼 아름다웠습니다. 곤돌라에 앉아 물결에 몸을 맡기던 순간, 아들의 눈이 반짝이며 웃던 모습이 제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습니다. 가이드님의 해설과 함께 울려 퍼지던 노래, 그리고 마지막에 들려주신 성악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주었고, 순간 눈물이 고일 만큼 마음을 울렸습니다.

이어 스위스로 향한 여정은 다소 피곤했지만, 그 피로마저 잊게 만드는 장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융프라우의 설산을 눈앞에 마주했을 때, 마치 하늘과 맞닿은 듯한 벅찬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아이는 눈 속에서 뛰어놀며 해맑게 웃었고, 남편은 그런 모습을 보며 사진을 담느라 바빴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세상 어느 곳보다도 따뜻한 가족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힘든 여정 속에서도 이런 작은 행복들이 우리 가족을 더 단단하게 묶어주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찾은 프랑스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 같았습니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화려한 거리 풍경 속에서 걷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매혹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유쾌하고 재치 있는 가이드님의 설명은 길고 다소 지친 일정 속에서 웃음을 안겨주며 큰 쉼표가 되어 주었습니다. 아이도 가이드님의 익살스러운 이야기 속에서 역사와 문화를 즐겁게 배우며 즐거워했습니다.

여정 내내 저희 가족이 더욱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었던 건 인솔자님 덕분이었습니다. 정중혁 인솔자님은 언제나 밝은 미소로 우리를 맞이해 주셨고, 중간중간 컨디션을 살펴주며 가족처럼 챙겨주셨습니다. 객실이나 식사에 불편함이 없도록 늘 세심하게 배려해 주신 덕분에 긴 일정 속에서도 마음 편히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일정을 관리하는 인솔자가 아니라, 함께 웃고 걱정해 주는 따뜻한 동행자 같았습니다. 그 따뜻함 덕분에 우리 가족의 여행은 한층 더 빛나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은 단순한 해외 방문이 아니었습니다. 서로 다른 풍경을 바라보면서도 같은 감정을 공유했고, 지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들의 눈에 비친 낯선 나라의 풍경, 남편과 함께 나눈 작은 대화, 그리고 우리가 함께 웃던 순간들이 무엇보다 값진 보물이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유적과 자연이 주는 감동도 컸지만, 결국 이 여행이 빛날 수 있었던 건 가족의 사랑과 따뜻한 인솔자님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