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은퇴여행? No no~ 회춘여행!
최*진 님
2026.05.14
조회 51
현직에 있을 때부터 쭈욱 10여년간 모임을 이어오고 있는 남자 6명이 퇴직을 맞이하여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계획하였다. 은퇴 기념으로 여러 여행지가 의견으로 나왔으나 다리 성할 때 험한 곳부터 다녀와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을 얻어 황룡 구채구 쪽으로 방향을 정하였다.
해발 3,600m의 황룡지구와 2,800m 이상의 구채구는 고산병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높은 지역이다. 해발고도가 높으니 기온 변화도 심하다고 하여 두꺼운 옷과 우비 등 준비할 것도 많았다.
밤 8시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밤 11시(현지시간)에 도착하니 노랑풍선 팻말을 든 가이드(이성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훤칠한 키에 선한 인상의 가이드는 능숙하게 우리 일행을 전용버스로 호텔에 안내하였다. 방배정후 일일이 객실을 방문하여 객실 이용법을 설명하고 불편한 사항이 없는지 소소한 것까지 세심하게 살폈다.

첫째 날 관광일정은 황룡지구이다. 성도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1시간 40분쯤 달려 송판역에서 내려 다시 전용버스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산악지역을 수십킬로미터의 터널을 통과해서 고산지대로 들어오니 전혀 새로운 세계로 넘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먼산에는 흰눈이 쌓여 있고 해발 3,000m가 넘으니 고산 동물인 야크가 눈에 띄기 시작하였다.
점심 후 버스에 오르니 가이드가 마침 노동절 휴가가 끝난 다음주라 관광객이 적은 편이라는 안내와 함께 고산병약을 무료로 나누어주고 고산지대에서 주의할 점을 설명해 주는 동시에 산소통까지 여러 개 준비해 놓고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3,000m 이상의 고지에 처음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역시 가슴이 답답해지고 정신이 약간 몽롱해지는 고산 증세를 처음으로 느껴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룡지구는 석회질이 수만년 녹아 형성된 기이한 웅덩이들과 그 속에 담긴 옥빛 물들이 보는 이들의 영혼을 흔들어 놓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우리 일행은 모두 나이 지긋한 60대 아저씨들임에도 불구하고 풍경에 취했는지 평소와 다르게(?) 신이 나서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찍기에 바빴다.

둘째 날 구채구풍경구 역시 점입가경이었다. 버스를 타고 골짜기의 상부에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관광을 하는 방식인데 <전죽해>부터 계곡에 펼쳐진 장관들은 저절로 탄성을 지르게 하며 피곤을 잊게 해 주었다. 점심식사 후 반대편에 골짜기의 상부인 <장해>에서부터 시작되는 골짜기 역시 대단한 풍경이었다. 연휴끝 평일에도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가 저절로 이해되었다.
저녁에는 사천성 최고의 <천고정쇼>를 관람하였다. 토착민인 장족의 삶과 한족과의 화합 과정, 지진 피해를 극복하고 더욱 강해지는 중국 사회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대단한 작품이다. 구채구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관람을 적극 권유하고 싶다.

셋째 날 송판으로 와서 <송판고성>을 관광하였다. 티베트 송첸감포왕과 당나라의 충돌시 전초기지의 역할을 했던 곳이고 당태종이 화친의 의미로 보내준 문성공주의 사연이 있는 고성이다. 웅장한 성벽 안에 옛집들이 즐비한 가운데 회족과 장족이 어우러져 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고속열차를 타고 성도에 왔고 제갈량과 유비의 사당인 <무후사>를 관광하였다. 현실의 역사이기도 했지만 소설 삼국지의 두 주인공이 한 곳에 모여 후대인들에게 추앙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침 중국의 수학여행 시즌인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가득했다. 이후에 젊은이들로 가득한 <금리거리>를 구경하고 <변검쇼>를 보았다.

넷째 날 낙산으로 이동하여 <낙산대불>과 <동방불도>를 관광하였다. 낙산대불은 워낙 유명한 문화재로 오래전부터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동방불도도 건축연도가 오래지 않았지만 거대한 규모와 디테일이 매우 훌륭하였다. 맛있는 점심식사후 성도로 다시 돌아와 청나라 시대의 건물이 즐비한 <관착항자> 거리를 관광하였다. 서울의 인사동 같이 온갖 상점들이 내외국인들로 북적였다.

이번 황룡 구채구 성도 낙산여행은 자연경관과 먹거리, 그 지역의 역사와 생활문화까지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여행을 하면서 이처럼 모든 분야에서 만족스러운 적도 참 드문 일인 것 같다.
은퇴자의 여행이란 점점 시들어간다는 내적 위축감을 느끼기 마련인데 우리는 이번 여행을 통해서 젊음과 활력을 얻었고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서 벌써부터 다음 여행을 준비하기로 하였다.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우리의 안전을 살피고, 풍부한 지식으로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으며, 우리가 공항에서 체크인하던 순간까지 함께 해 준 이성원가이드께 감사드린다. 단 며칠이었지만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지기 싫었고, 앞으로도 많은 여행객들에게 도움주시기 바라며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在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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