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윤희진가이드님 외 스물여섯분 이탈리아 ~ 스위스(7박9일) 여행일지.
석*욱 님
2026.10.12
조회 584
^^결혼 34주년, 아내와 함께 떠난 서유럽 여행^^
10월 1일부터 9일까지, 결혼 34주년을 맞아 아내의 권유로 이탈리아와 스위스로 서유럽 여행을 떠났습니다.
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아내가 준비한 여행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노란풍선 윤희진 인솔자님과 26명의 일행을 만나 13시간의 긴 비행 끝에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몸은 조금 지쳤지만, 아내와 함께 낯선 유럽 땅을 밟는 순간만큼은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부부의 결혼 34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하고 소중한 서유럽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피렌체에서 만난 아름다운 풍경과 신앙의 축복^^
아침이 밝았습니다.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우리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상징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일명 피렌체 두오모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피렌체의 중심에는 시뇨리아 광장과 단테의 생가 등 역사적인 명소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하얀색을 바탕으로 초록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성당 건물이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다운지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우리 일행 26명은 마치 유치원생들이 줄을 맞춰 걷듯 가이드님을 따라 이동했습니다.
잠시 걸어가니 현지 가이드님이 기다리고 계셨고, 그분의 안내에 따라 피렌체의 역사와 성당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으며 곳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저희 부부는 천주교 신자이기에 피렌체의 여러 성당을 방문하는 시간이 더욱 특별하고 감사했습니다.
성당에 들어갈 때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이번 여행이 마지막까지 무사히 이어지기를 바랐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여행하는 26명 모두가 건강하게 여행을 마치고 오래도록 간직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관광을 마친 뒤에는 피렌체의 명물인 티본스테이크를 맛보았습니다.
이탈리아 음식과 함께 즐기는 점심 식사는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식사 후에는 이탈리아의 명물 젤라토 아이스크림도 맛보고, 쇼핑도 하면서 여유롭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어릴 적 스페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어 스페인어를 조금 할 줄 압니다.
이탈리아에서도 그동안 익힌 스페인어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막상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비슷한 단어들이 있어 대략적인 의미를 알아듣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고, 여행하는 데도 별다른 지장은 없었습니다.

아름다운 피렌체의 풍경과 유서 깊은 성당들, 맛있는 음식,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웃음까지….
돌아보니 피렌체에서의 하루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아름다운 문화와 신앙의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오래도록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입니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만난 특별한 추억^^
3일 차 아침, 호텔에서
맛있게 조식을 먹고 드디어 물의 도시 베네치아로 이동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베니스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곳이지만, 이탈리아어로는 베네치아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베네치아는 과거 동서양을 잇는 중요한 무역항으로 번성했으며,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만큼 역사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입니다.

먼저 산마르코 광장과 웅장하고 아름다운 산마르코 대성당을 둘러보았습니다.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섬과 섬 사이를 수로가 연결하고, 배가 중요한 교통수단이 되어 도시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베네치아를 흔히 ‘물의 도시’라고 부르는가 봅니다.

이곳에서는 새로운 현지 가이드님을 만났습니다
. 체구는 조금 작으셨지만 에너지만큼은 누구보다 넘치는 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만나본 가이드님 가운데 말씀이 가장 빠르고 유머 감각도 뛰어나셨습니다
. 재치 있는 설명과 유쾌한 입담으로 여행 내내 우리를 웃게 해 주셨으니, 한마디로 정말 인상적인 분이셨습니다.
가이드님의 재미있는 해설을 들으며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베네치아의 풍경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섬과 섬 사이로 이어지는 풍경을 바라보면서 문득 예전에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를 방문하기 전에 들렀던 ‘천섬(Thousand Islands)’이 떠올랐습니다
. 서로 다른 곳이지만 물 위에 펼쳐진 독특한 풍경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느낌을 받아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보트도 탔습니다. 영화 007에 나올 법한 멋진 배를 타고 수로를 따라 이동하는 경험은 또 다른 즐거움이었습니다.
배가 생각보다 많이 흔들려 조금 불안하기도 했지만,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나누어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즐거운 추억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가죽 가방과 허리벨트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에 들렀습니다.
이탈리아 가죽 제품이 좋다는 이야기에 벨트와 아내의 가방을 구입했습니다. 벨트는 마음에
들었지만, 나중에 가방 안쪽 마감 상태가 조금 마음에 걸렸습니다. 결국 가이드님께 말씀드렸고, 가이드님은 흔쾌히 반품 처리를 도와주셨습니다.
그때는 그저 고맙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곰곰이 생각해 보니 혹시 가이드님께서 본인의 몫을 감수하시면서까지 저희를 배려해 주신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그 따뜻한 배려가 뒤늦게 더욱 크게 느껴져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베네치아의 풍경과 즐거운 보트 체험도 오래 기억에 남겠지만, 여행객의 불편까지 세심하게 살펴주신 가이드님의 모습 역시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여행이란 단순히 아름다운 장소를 구경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담아 오는 것인가 봅니다.
베네치아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풍경과 웃음, 그리고 감사함이 함께한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만난 환상의 풍경^^
4일 차 아침, 우리는 밀라노에서 조식을 먹고 스위스 인터라켄으로 향했습니다. 드디어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스위스에 도착해 바라본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의 나라였습니다. 물가는 비쌌지만, 우리가 평소 사진으로 보아 왔던 스위스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니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푸른 하늘과 초록빛 들판, 그림처럼 펼쳐진 산과 마을들까지 모든 것이 한 폭의 수채화 같았습니다.
큰아이와 작은아이도 이미 유럽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지만, 사진으로만 보던 스
위스의 풍경을 아내와 함께 직접 마주하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역시 여행은 사진으로 보는 것과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라켄에 도착한 우리는 선물 가게에 들렀습니다. 스위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시계 아니겠습니까?
먼저 큰아이에게 시계 하나를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힘든 석사와 박사 과정을 모두 마치고 현대자동차 모터스의 박사 연구원으로 취업한 아들이 얼마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고생한 아들에게 아버지로서 좋은 선물 하나쯤은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시계를 골랐습니다. 가격은 제법 비쌌지만,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한 아들을 생각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큰아들은 선물을 사양했습니다.
“그 돈으로 차라리 엄마 아빠 맛있는 거 많이 사 드세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참 기특하면서도 뿌듯했습니다. 역시 장남다운 생각이었습니다.
부모 마음은 자식에게 무엇이든 더 해주고 싶은 법인데, 오히려 부모를 먼저 생각하는 아들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이번에는 선물을 받지 않겠다는 아들의 뜻을 존중하고, 훗날 더 큰 선물을 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대신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 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둘째 아들에게는 스위스 시계 하나를 골라 선물했습니다
. 큰아이도 대견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준비하는 둘째 역시 얼마나 기특한지 모릅니다. 부모에게는 두 아들 모두 자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렇게 아이들을 위한 선물을 고르고, 부모님께 드릴 생활용품도 몇 가지 구입한 뒤 우리는 드디어 융프라우로 향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다시 곤돌라를 이용하며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고도가 높아지면 머리가 아프거나 몸에 이상이 생기지는 않을까 조금 걱정도 되었습니다.
마침 함께 여행하던 분이 약을 건네주어 먹었는데, 손이 조금 떨리는 듯한 증상이 있었지만 다행히 곧 괜찮아졌습니다.

산을 오를수록 아래에서 보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높이 올라갈수록 기온은 내려가고 추위도 느껴졌지만, 날씨가 너무나 맑아 아름다운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기차로 갈아타고 다시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마침내 융프라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장엄한 풍경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우리는 스위스 국기 앞에서 아내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아내와 이렇게 멋진 곳에서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이어 신비로운 얼음동굴도 구경했습니다. 가이드님께서는 바닥이 미끄러우니 뛰면 다칠 수 있다고 몇 번이나 주의를 주셨습니다.
그런데 함께 여행하던 일행 한 분이 그만 뛰다가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아팠을까요. 그런데도 그분은 괜찮다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셨습니다. 아마 아픈 것보다 창피한 마음이 더 컸던 모양입니다. 덕분에 우리 일행에게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겼습니다.
본인은 조금 아프셨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 그리고 여행 중에 생긴 작은 해프닝까지. 융프라우에서의 시간은 그야말로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모든 구경을 마치고 다시 산을 내려와 인터라켄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스위스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4일 차 여행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두 아들이 대견했고, 곁에서 함께해 준 아내가 고마웠으며,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고르는 작은 순간에도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스위스의 풍경 속에서 가족의 사랑을 다시 한번 느낀 하루. 융프라우에서의 추억은 오래도록 우리 부부의 마음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루체른과 산들의 여왕 리기산,^^
오늘은 루체른의 아름다운 풍경을 둘러보고, 카펠교와 빈사의 사자상을 감상한 뒤 산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리기산에 오르는 날이다.
먼저 루체른에서 유명한 빈사의 사자상을 만났다. 바위 절벽에 새겨진 사자의 모습에는 깊은 슬픔과 숭고함이 담겨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이어 아름다운 목조 다리인 카펠교까지 둘러보니 루체른이라는 도시가 왜 많은 여행객에게 사랑받는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리기산 등정이었다.
어제 보았던 융프라우의 웅장한 풍경도 무척 인상적이었지만, 리기산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마치 동화 속 세상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었다.

우리는 산악열차에 몸을 싣고 해발 약 1,800m에 이르는 리기산을 향해 출발했다.
리기산은 루체른호와 주변의 아름다운 호수와 산들이 어우러진 곳으로, 유럽 최초의 산악열차가 운행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알프스의 일출을 감상하는 명소이며, 여름에는 하이킹을, 겨울에는 스키와 썰매를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열차가 산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자 차체가 살짝 기울어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런데 열차에 타기 전부터 작은 작전이 하나 있었다.

우리와 친하게 지내던 두 부부 중 한 분이 올라가는 열차에서는 왼쪽 자리에 앉아야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고 귀띔해 주셨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열차 문이 열리자마자 서둘러 왼쪽 자리를 차지했다.
반면 정보를 알려주신 두 분은 아쉽게도 오른쪽 자리에 앉으셨다.
요즘은 유튜브 등을 통해 여행 정보가 워낙 빠르게 퍼지는 모양이다. 다른 여행객들도 그 정보를 알고 있었는지 문이 열리자마자 왼쪽 자리로 몰려들었다.
우리는 운 좋게 자리를 잡은 덕분에 올라가는 내내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열차가 올라가는 길에는 아기자기한 카페도 보이고, 푸른 초원 위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양 떼와 소 떼도 눈에 들어왔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 하나하나가 그림 같았다. 그렇게 약 20~30분을 달려 마침내 리기산에 도착했다.

열차에서 내리는 순간,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파란 하늘은 마치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맑고 아름다웠고, 하얀 구름은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발아래로는 초록빛 초원이 끝없이 펼쳐졌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마치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어 아내와 함께 사진도 많이 찍었다. 함께 여행 온 다른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즐기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그 순간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나누는 기쁨이 더욱 큰 것 같다.
어제의 융프라우가 웅장한 알프스의 감동을 선물했다면, 오늘의 리기산은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평화로움과 행복을 안겨 주었다.
아내와 함께 눈과 마음에 아름다운 풍경을 가득 담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하산했다.
오늘도 자연이 선물한 아름다움 속에서 아내와 함께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더 만들었다.
리기산에서의 하루는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것 같다.
^^로카르노, 하늘 가까이 자리한 성모님의 성지^^
여섯째 날, 저희 부부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도시 로카르노를 찾았습니다.

로카르노의 중심에는 피아차 그란데(Piazza Grande)라는 넓고 아름다운 광장이 있고, 이곳에는 환상적인 전망으로 유명한 마돈나 델 사소 성당이 있습니다.
오르셀리나 언덕 위에 자리한 이 성당은 마조레 호수와 로카르노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아름다운 가톨릭 성지입니다.

성당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1480년경 프란치스코회 수도사 바르톨로메오 다 이브레아가 이곳에서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경험한 뒤 성지가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문득 예전에 미국 뉴욕에서 보았던 마돈나 성당이 떠올랐습니다. 이름이 비슷해 같은 성당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전혀 다른 곳이었습니다.

여행사에서 마련해 준 작은 마을버스 같은 차량을 타고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갔습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길을 달리다 보니 마치 하늘 가까이, 신비로운 성지로 향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침내 도착한 성당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자리하고 있었고, 아래로 펼쳐지는 풍경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성당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니 종교와 관계없이 많은 여행객이 신기한 듯 사진을 찍고 성당 내부도 조심스럽게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 역시 경건한 마음으로 성당 안에 들어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모습과 열두 제자와 함께하신 최후의 만찬 등 여러 성화를 둘러보았습니다.

특히 제 마음에 깊이 남았던 것은 성당 벽에 걸려 있던 수많은 봉헌물과 감사의 표시였습니다.
병이 낫거나 어려운 일을 겪은 뒤 은혜에 감사하며 봉헌한 흔적들이었습니다. 그 하나하나에 얼마나 간절한 기도와 감사의 마음이 담겨 있을까 생각하니 숙연해졌습니다.
저 역시 두 손 모아 기도했습니다.
부모님의 건강을 지켜 주시고,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심에 감사드렸습니다.
여행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나고, 이렇게 뜻깊은 성지까지 방문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은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 기도를 마치고 성당을 천천히 걸어 내려오면서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는 여행도 좋지만, 이렇게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또 다른 선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로카르노를 뒤로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루가노였습니다.
루가노는 아름다운 호수를 품은 매력적인 도시였습니다. 잔잔한 호수와 주변의 풍경이 어우러져 또 다른 스위스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곳에서도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며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이후 저희는 다시 파르마를 향해 이동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성모님의 성지에서 느낀 경건함, 그리고 가족의 건강에 대한 감사까지. 여섯째 날은 단순히 새로운 도시를 구경한 날이 아니라, 제 마음속에 감사와 기도를 차곡차곡 담아 온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아름다운 여행길에서 만난 풍경은 사진으로 남고, 그곳에서 느낀 감사와 감동은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서유럽 여행의 마지막 여정, 로마 바티칸에서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우리는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와 드디어 로마에 도착했습니다.
서유럽 여행의 마지막 날, 마침내 바티칸과 성 베드로 대성당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이 먼 길을 달려온 이유는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교황님이 계신 바티칸과 예수님의 첫 번째 제자인 성 베드로를 기리는 성 베드로 대성당을 직접 찾아가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전날 밤, 새벽 3~4시에는 일어나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패키지여행이라 비교적 수월하게 입장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혹시라도 들어가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번 여행은 참 신기했습니다. 첫날부터 여행지를 찾아갈 때면 아침마다 날씨가 화창했고, 그곳을 떠나고 나면 기다렸다는 듯 먹구름이 밀려오곤 했습니다.
마치 누군가 우리 여행을 도와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날씨 속에서 여행을 이어왔는데, 마지막 날 아침만큼은 달랐습니다.

새벽부터 공기가 심상치 않았고,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 새벽 5시쯤 바티칸 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만리장성처럼 길게 이어진 높은 건물 한쪽에 줄을 섰습니다.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이 바티칸 입장이 어렵다고 했던 이야기가 조금 과장된 건가?'

속으로 헛웃음을 지으며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외국인 노점상들이 나타나 머플러와 우산 등을 팔기 시작했고, 빗줄기도 점점 굵어졌습니다.
우리는 준비해 온 우산을 펼쳐 들고 줄을 지켰습니다. 그러는 사이 한 사람, 두 사람씩 뒤에 사람들이 붙기 시작하더니 불과 10분 남짓한 시간에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제야 실감했습니다.
'아, 이곳이 정말 쉽게 구경할 수 있는 곳이 아니구나!'
그런데 조금 뒤 반대편에도 새로운 줄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보다 한참 늦게 온 사람들인데도 아침 8시가 되자 그쪽 줄부터 입장이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마음이 불편해졌습니다
. 나중에 알고 보니 미리 예약하고 찾아온 성지순례 신자들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저 역시 천주교 신자인데, 잠시나마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그분들도 나름의 준비와 사정이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작은 일에도 마음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 여행이 주는 또 다른 배움인가 봅니다.

시간이 지나 우리도 드디어 입장했습니다.
바티칸 박물관은 교황들의 궁전과 미술관을 중심으로 오랜 세월 축적된 예술품과 유물을 소장한 곳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과 역사가 곳곳에 살아 숨 쉬는 공간이었습니다. 볼거리가 너무나 많아 정신없이 걸음을 옮기면서도 현지 가이드님의 설명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수많은 작품과 유물에 감탄하며 한참을 둘러보던 중, 마침내 저 멀리 웅장한 성 베드로 대성당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자,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성당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올해 87세가 되신 어머니는 미국에 살고 계십니다. 이제는 걷는 것도 예전처럼 쉽지 않으시지만, 오래전부터 이곳에 꼭 와보고 싶어 하셨습니다.
여러 곳을 여행하시고 성지순례도 다녀오셨지만, 정작 이탈리아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은 아직 함께 찾아오지 못했습니다.

그 웅장한 성당을 바라보면서 기쁨보다 먼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이 밀려왔습니다.
'어머니도 이곳에 직접 오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사진을 많이 찍어 어머니께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사진을 보여드리는 것조차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머니가 그토록 오고 싶어 하셨던 곳에 제가 먼저 와 있다는 사실, 그리고 정작 어머니를 직접 모시고 오지 못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습니다.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동이 때로는 이처럼 그리움으로 바뀌기도 하나 봅니다.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떠오르고, 그 사람이 곁에 없다는 사실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순간 말입니다.
바티칸 박물관을 뒤로하고 우리는 성 베드로 대성당으로 향했습니다.

밖을 내려다보니 일반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입장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그날은 교황님의 미사가 예정되어 있어 경찰들도 많이 배치되어 있었고, 주변은 더욱 어수선했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성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성당 내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웅장했습니다. 곳곳에 자리한 예술 작품과 조각상,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공간들을 둘러보며 경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역대 교황님들과 관련된 기념물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쉽게 다가갈 수 없도록 멀리 떨어진 곳에 마련된 공간 너머로 교황님께서 미사를 집전하시는 모습도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의 분위기는 참 묘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한곳에 모여 있었지만, 그 안에는 조용한 경건함과 특별한 감동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멀리서나마 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숙연해졌습니다.
성당을 둘러본 뒤에는 성물 가게에 들렀습니다.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 관련 성물, 아이들에게 선물할 묵주, 성수통 등을 구입했습니다.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이번 여행에서 느낀 신앙과 감동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 성 베드로 대성당을 나왔습니다.
이어서 찾아간 곳은 스페인 계단과 트레비 분수였습니다.
TV에서 보았던 바로 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수많은 관광객이 모여 있었고, 좁은 공간을 사람들과 함께 오가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소매치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배낭을 앞으로 꼭 끌어안고 소지품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걸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다리도 아프고 몸도 지쳐 있었습니다.
며칠 동안 낯선 도시를 옮겨 다니며 보고 듣고 걸었던 시간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듯했습니다.
그래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다시 힘을 냈습니다. 저녁이면 인천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라야 했으니까요.
이렇게 우리의 이탈리아와 스위스 여행도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알프스의 풍경도, 이탈리아의 오래된 거리도, 수많은 관광지도 오래 기억에 남겠지만, 제 마음속에 가장 깊이 남은 장면은 어쩌면 성 베드로 대성당 앞에서 어머니를 떠올리며 흘렸던 눈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은 새로운 세상을 만나러 떠나는 길이지만, 때로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어머니와 함께 이곳에 다시 올 수 있기를, 그때는 미안함보다 감사함과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기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아름다운 풍경으로 시작한 서유럽 여행은 그렇게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과 기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 아쉬운 작별, 그리고 새로운 여행을 기약하며^^
즐거웠던 여행을 뒤로하고 저희는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시원섭섭하면서도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몸은 많이 피곤했지만, 7박 9일이라는 시간이 어찌나 빠르게 지나갔는지 실감이 나지 않았습니다.
공항에 도착해 짐을 부치는 동안, 예전에 패키지로 다녀왔던 스페인과 두바이 여행 때처럼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함께 웃고 이야기하며 정을 나누었던 일행들의 얼굴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군산에 사시는 같은 천주교 신자이신 치과의사 부부, 유명 가수이자 작사·작곡가이신 분의 아드님과 함께 오신 부부, 신혼여행으로 오신 연상 부부, 딸과 손녀, 어머니까지 3대가 함께한 가족, 열 분이 단체로 오신 어린이집 원장님들, 그리고 혼자 여행을 오신 여성분과 남성분 사진찍는걸 좋아하시는 부부… .
서로 살아온 환경도, 여행을 온 사연도 달랐지만 7박 9일 동안 함께하며 나누었던 웃음과 정겨운 대화, 소중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했기에 더욱 행복하고 특별한 여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짐을 부치고 비행기에 탑승해 맨 뒷좌석에 앉았는데, 그동안 우리를 위해 애써 주신 윤혜진 팀장님이 앞쪽 좌석에 계셨습니다.
무거운 가방을 힘겹게 들고 들어오시는 모습을 보고 얼른 가방을 들어 드렸습니다. 여행 내내 저희를 위해 수고해 주신 팀장님께 작은 도움이나마 드릴 수 있어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11시간이 채 되지 않는 비행 끝에 드디어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는 모두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짐을 찾고 한 분 한 분 인사를 나누며 헤어지는데, 아쉬운 마음이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여행은 끝났지만 함께 나눈 정과 추억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번 이탈리아와 스위스 여행을 통해 아름다운 풍경뿐 아니라 좋은 인연까지 얻을 수 있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무엇보다 여행 내내 친절한 안내와 세심한 배려로 저희를 이끌어 주신 윤혜진 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벌써 다음 여행을 꿈꾸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꼭 중남미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그때도 노란풍선과 다시 인연을 맺고, 기회가 된다면 윤혜진 팀장님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만난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함께했던 소중한 인연 오래도록 간직하겠습니다.
모두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복과 사랑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다음 여행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Graz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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