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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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던 스페인 포르투갈 7박 9일 인생 여행
조*옥 님
2025.06.24
조회 2696
소중한 사람들과 우여곡절 끝에 스페인 여행을 결정했고
급하게 준비를 하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담당 가이드님께서 보내주신 톡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작은 부분까지 세세히 짚어주셨고
우리 한국인들이 외국에 나갔을 때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하면 안되는지까지 알려주셔서
만나기도 전에 무한 신뢰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대망의 출발일!
인솔자 없이 비행기에 올랐고
14시간 반이라는 긴 비행 시간을 잠을 청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며 버틴 끝에
드디어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던
톡에서의 첫인상만큼이나 선한 얼굴의
김정명 가이드님과 함께
7박 9일 숨쉴 틈 없는 빡빡한 일정이 시작되었다.
첫날, 몬세라트수도원으로 출발했다.
순례길을 걷다 잠시 쉬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라는 생각과 함께
다른 이들이 살아가는 또다른 방법들을 보았다.
검은 성모상에 소원을 빌어보고자 했으나
토요일이라 많은 이들의 방문으로
현지 발권이 힘들었던 아쉬움이 있었지만
멋진 경관 속에서 가우디의 흔적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했다.

다음 날,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했다.
드라마 제목으로도, 기타 반주곡으로도 유명한 알함브라 궁전은
눈에, 마음에 황홀한 정경을 담기에 충분했다.
외국인 가족의 부탁을 받아 사진을 찍어드렸는데
그 중 괜찮을 듯한 포즈를 권해드렸고
사진을 확인한 뒤 모두 환히 웃었는데
특히 작은 아들이 수줍게 웃으며 “땡큐!~”라고 말해
엄지척으로 답을 해주며 환히 웃어주었다.
정말 이곳에 내가 여행자로 와 있다니 믿기지 않았다.
정원의 규모, 잘 관리된 모습 등이
과연 그 오랜 시간 전에 만들어진 것이 맞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였다.
날씨는 정말 더워서 힘들었는데 볼 것들이 너무 많아
그 더위도 잊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이드님 설명을 들으며 바쁘게 따라 다녔다.
알바이신지구 연장투어로
우리들은 꽤 여러 장의 인생 사진을 건졌고
함께 잔을 들어 이 소중한 시간을 감사하고
행복해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 날 론다 일정을 시작했다.
마을의 아담하면서도 잘 정돈된 깔끔한 모습에
걷는 동안에도 눈은 행복했고
입은 계속 “와~!” 하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절벽을 내려다보며 아슬아슬한 깊이를 느꼈고
전망이 좋은 곳에서 바라보던 모든 이들이
경이로움을 느끼는 듯했다.
우리도 시간이 많이 흐른 뒤라도
누에보다리 그 사이 어디쯤에서 멋진 사진들을 찍었을
이 곳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더위가 한창인 오후에 세비아에 도착했는데
43도가 찍힌 것을 보게 되었다.
움직일 수조차 없을 것 같았는데
패키지 일정이 우리를 또 움직이게 했고
오렌지 정원을 지나 세비아 대성당 내부를 둘러보러
발걸음을 서둘렀다.
웅장한 성당 내부는 같은 종교를 가지지 않은 나조차
숙연해지고, 은총을 온몸으로 받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대항해를 떠났던 콜럼버스의 공중에 띄워진 무덤이
그곳의 핵심이었던 것 같다.
얼마나 멋진지 성당의 전경을
카톡 프로필 사진으로 바로 바꾼 일행도 있었다.

성당 밖으로 나와 마차를 타고 시내를 구경했다.
더운 날씨에 거리를 걷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고
가끔 눈에 띈 사람들의 옷차림은
그곳의 더위를 말해주듯 과감했다.
그 와중에도 말발굽소리는 또각또각 아주 경쾌했다.

또 다른 날은 어김없이 밝아왔고
우리는 서둘러 조식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출발했다.
어제 오후 행사 관계로 방문이 어려웠던 스페인 광장을
잠깐이라도 둘러보고 가자는가이드님의 제안이었다.
광장의 우아함과 규모에 또 한 번 감탄하고
모두들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사진을 찍으며 둘러보기에 바빴다.
바쁜 일정이라 그냥 지나쳤더라면
정말 후회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보물과도 같은 곳을 가지고 있는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었다.
급히 떠나는 발걸음에 비해
눈길은 계속 그 곳에 머물고싶어했다.

잠시 스페인 일정을 벗어나 포르투갈로 향했다.
아주 긴 시간 이동으로 지칠 법도 했지만
준비해온 간식을 나눠먹고, 담아온 사진들을 보면서
스페인 광장에서의 짧은 여정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에두아르도 7세 공원에서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아주 멋있다고 했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공연 준비로 대부분의 장소가 막혀있어 아쉬웠다.
대신 리스보아 글자 사이사이에서 얼굴을 들이밀고
우리가 이곳을 다녀갔노라 한 컷의 사진 속에 남겨보았다.
저 멀리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끝없이 이어진 장관을 봤더라면 더 좋았을텐데ᆢ
툭툭이를 타고 시내 관람을 했다.
빠른 속도로 돌길 위를 달려가니 쿵쾅거림이 장난이 아니어서
손잡이를 꽉 잡고 있어야 했다.
경유했던 곳의 분수는 그 뒤로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모습과
맑은 하늘과 어우러져 인생 샷을 찍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우리 모두는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잠시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고싶은 유혹을 떨칠 수가 없었다.

파티마 대성당 인근 숙소에 짐을 풀고
우리들만의 조용한 저녁 만찬을 즐겼다.
간결하고 깔끔하며 입에 딱 맞았던 음식들,
그에 곁들인 와인 한 잔.
마시지도 못하는 와인을 따라 잔을 부딪치며
우리가 지금 함께하고 있는 이 순간들과
눈으로 보았던 곳들에 대한 얘기를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대성당 저녁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
인근 마트 구경을 가는 사람,
숙소에서 고단한 몸을 누인 사람들,
어떠했든 모두에게 행복한 밤이었을 것이다.

다음 날은 이번 일정 중 가장 이른 시간에 출발했다.
숙소 밖으로 나왔을 때
하늘에는 미처 지지 않은 달이,
푸르스름하게 밝아오는 새벽이 그곳에 있어
잠시동안 아무 생각없이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마음 속 깊은 곳까지 그 빛들로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긴 시간 이동으로 잠깐 부족했던 잠을 청했고,
그런 시간에도 여느 때처럼 버스 안에서는
가이드님의 이곳 역사와 인물들, 사람들의 삶 등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가 펼쳐졌다.
톨레도로 이동했다.
그곳 거리와 골목골목은 중세 분위기의 건물들로 가득해
우리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다주는 듯했다.
구시가지의 모습들은 영화 속에서 보던 익숙한 풍경들이었고
우리들도 의상만 달랐다면
그 시절 속의 누군가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톨레도 성당 내부를 둘러보았는데
가이드님의 열정적인 설명을 들으면서도
우리는 구석구석에서 사진을 찍어대기 바빴다.
어느 곳에 서있어도 누구나 화보가 되는 모습이라 행복했고,
그 시절 이런 대규모의 성당들을 건축할 수 있었던
이들의 능력이 믿기지 않았다.

마드리드로 돌아와 숙소에 짐을 두고 연장투어를 나섰다.
며칠 계속된 강행군에 지쳤던 모양인지
많은 사람들이 선택관광 자체를 취소해서
우리를 포함한 소수의 인원으로 시내 구경을 나갔다.
우리가 도착한 광장에 행사가 있었고
마침 그곳에 참석한 스페인 국왕의 핸썸한 모습을
가까이에서 뵐 수 있어 특별한 기쁨이었다.
사람들로 붐비는 복잡한 거리를 걸어보고,
꼭 한 번은 앉아보고 싶었던 야외 테이블에서
달지 않은 초코에 추러스를 푹~ 찍어 한 입 가득 먹으며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 잠시 젖어 있었다.
불이 켜진 화려한 거리 속을 자유롭게 다니면서도
전혀 불안하지 않았던 것은 가이드님이 함께 계시다는 것 자체로
큰 위안이 되었기때문이라는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는 사실이었다.
시내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고층 라운지로 올라갔고
분위기 좋은 바에 앉아
예정에도 없던 모히또를 포함한 음료를 마시며
며칠 남지 않은 일정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또 다른 날이 밝았고
지난 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시내거리를 지나
이곳 광장의 마스코트같은 산딸기 먹는 곰을 보러 갔다.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지만 많은 인파로 붐볐다.
우리도 키는 작았지만 다른 여행자들 틈에 끼어
까치발을 들고 소원을 빌어본다.
모두의 오른발을 내밀어 0킬로미터 표지판에서
우리가 다녀갔다는 것을 인증샷으로 남겼다.

며칠 전 이동하는 버스에서 미리 말씀해주셨던
작품들을 감상하러 프라도 미술관으로 향했다.
입구에서 받은 티켓을 들고 프라도 미술관의 흔적을 남긴 뒤
검색대를 통과해 들어갔다.
모두가 아는 유명 화가들 외에는
별로 알지도 못하는 우리들도 엄청난 대작들에 놀랐고
그 표현들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열 점도 되지 않는 대표작을 보는 것에도 시간이 아주 많이 걸렸고
세부적인 설명에 진심이신 가이드님 곁에서
하나라도 더 새겨 들으려고 감기는 눈을 부릅떴다.

어느덧 스페인 여행의 마지막 밤이 되었고
아쉬운 마음에 잠시 주변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지도 앱을 켜고 동네 한 바퀴를 둘러보다가
익숙한 맥도널드를 보게 되었고 모두 의기투합해
와인 잔 대신 소프트콘을 손에 들고 자축을 했다.
늘 바쁘게 열심히 살아온 우리 각자에게 주는 멋진 선물이었던
이번 스페인 여행을 함께 무사히 마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기념품들을 비롯해 중간중간 구입한 물건들로
무게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캐리어를 23키로가 넘지 않게
잘 배분해보자는 말로 마무리를 하며 웃었다.
밤바람이 참 시원했다.
대망의 마지막 일정으로 가우디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여행의 정점을 찍은 날이었다.
처음 일정으로 이렇게 멋진 곳을 먼저 보게 되면
나중에는 무엇을 보더라도 감흥이 이처럼 일지 않을테니
누구든 마지막 코스로 이곳을 가면 더 좋을 것 같다.
그저 입을 다물지 못했고
가우디라는 사람을 존경할 수 밖에 없었고
어떤 두뇌를 가지면 이런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대작일거라는 기대로 들어서긴 했지만
천장에서부터 내려오는기둥들의 전체 모습을 보는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고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던 그 빛들의 찬란함을
뭐라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곳곳에서 느껴지는 온화함과 화려함에
그저 말문이 막혔고 가슴 속에 벅찬 감동과 함께
숙연함마저 느껴졌다.
과연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맞기는 한지
내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밖으로 나와 전경이 보이는 곳에서
가우디와 함께,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함께,
나를 남겼다.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마음을 안고
또다른 가우디를 만나러 구엘공원으로 향했다.
입구부터 길게 줄을 선 엄청난 사람들에 놀랐다.
들어가서 곧 가우디의 분홍집을 보았고
편안한 길을 따라 메인 광장으로 들어섰다.
별 것도 없어 보이는 그저 평범해보이는 이곳이
아주 체계적으로 계획되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많은 정보를 통해 들어 알고 왔지만
가이드님 설명으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세상 모두의 안락한 휴식처가 되도록 만들어졌다는
둥근 타일 벤치에 앉아도보고
파도가 치는 듯한 형상의 통로 속에서,
정수 시설을 품고 있는 기둥들 속에서,
몇 단으로 이어진 분수들 속에서,
기이함과 함께 창의적이었던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보여주고자했던 세상을 내 눈으로 직접 보았다.
대단한 사람이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저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가슴벅찬 감동을 받은 가우디의 역작들믈 뒤로 하고
비행기 지연 출발 안내를 받고
몬주익 언덕과 올림픽 경기장, 람블라스 거리를
몇 분 더 여유롭게 둘러보았고
마지막 사진을 람블라스 거리에서 함께 찍어보았다.
많은, 멋진 사진들을 찍었지만
인물 사진들을 제외하고도
어느 것으로 올릴지 결정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이곳 스페인에 와보고 싶다.
우리들의 행복하고 멋졌던
스페인, 포르투갈 7박 9일 인생 여행을 여기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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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포르투갈 9일 #전일정4성호텔#10대특식#10대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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